바야흐로 꽃피는 봄이 왔다. 일교차가 크지만, 낮 동안의 따스한 햇빛을 경험하게 되면서 유난히도 봄에 자주 피곤해지고 점심식사 이후 급격히 졸린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식욕이 떨어진다거나 소화가 잘 안된다거나 온몸이 나른해지면서 일에 대한 의욕이 감소된다고 하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들을 춘곤증이라고 하는데, 이는 사실 봄을 맞이하여 활발해지는 신진대사 기능들로 인한 일종의 피로 증세로 볼 수 있으며, 자연스러운 생리 현상일 뿐 질병은 아니다.

밤이 길고 추운 겨울 날씨에 적응하였던 우리 몸이 봄이 되면서 낮이 길어지고 따뜻해지며 일조량이 증가함에 따라 생체리듬의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게 되기에, 신진대사 기능들을 조절하여 봄에 적응하는 동안 쉽게 피로를 느끼게 된다고 생각될 수 있다.

만성피로증후군과는 구별해보는 것이 좋은데, 만성피로증후군은 6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반복되는 만성 피로 증상이 있으면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거나 일을 줄이더라도 회복되지 않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춘곤증을 이겨내기 위해 우선 충분한 영양섭취를 생각해볼 수 있다. 낮이 길어지면서 저녁시간까지 활동량이 많아지고,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면서 봄에는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 등이 겨울보다 더 많이 필요하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의 기운을 지닌 제철음식을 활용해보면 좋은데, 특히 봄나물과 신맛 나는 과일들을 적극 활용해보면 좋을 것 같다. 신맛은 흩어지는 기운을 수렴하기에 봄날에 춘곤증을 느낄 때 기운이 새지 않게 막아줘서 회복을 빠르게 한다.

또한 충분한 수면과 규칙적 식사, 그리고 가벼운 유산소 운동 및 스트레칭 등을 병행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한방요법으로 춘곤증 증상에 맞추어 본인 체질에 맞게 한약을 처방받아 복용해보는 것도 효과적일 수 있다.

입맛저하, 소화력 증진, 피로 및 체력 저하, 집중력 저하, 어지러움 등의 증상에 대하여 각각 증상에 맞게 소화기능을 좋게 하거나 원기를 보충해준다거나 정신을 맑게 한다거나 우리 몸의 순환을 도울 수 있는 처방들을 활용하면 좋을 듯하다. 특히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우선 근처 한방 의료기관에 내원하여 좀더 구체적이고 전문적 상담을 받아 치료방법을 결정하는 것을 권유드린다.

황지혜 / 가천대학교 침구의학과 교수

이현원 기자(bultop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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