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절에 가면 나무비로자나불, 나무석가모니불, 나무아미타불, 나무문수보살, 나무보현보살, 나무관세음보살을 비롯한 시방, 삼세불‧보살을 기계적으로 외운다. 그러나 비로자나불이 어떤 부처님이며 석가모니불, 아미타불이 어떤 분이며 문수‧보현‧관세음보살이 어떤 보살이냐고 묻는다면 제대로 대답하는 이가 거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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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가 어떤 분인가, 비로자나불을 비롯한 여러 부처와 문수‧보현을 비롯한 여러 보살 그리고 모든 명왕・천(하늘)과 팔부신중(八部神衆)의 그 수많은 신들은 어떤 능력을 지니고 어떤 일을 맡아 하는가를 먼저 이해하는 것이 불교를 알아가는 가장 긴요한 과제인데도 그것을 문제시하지 않는 것은 우리나라 불교의 커다란 맹점(盲點)이 아닐 수 없다.”

저자는 이러한 현실에서 불교의 뿌리를 알아가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취지로 이 책을 펴냈다. 충실한 경서와 의궤의 바탕 위에서 그 원형을 볼 수 있도록 각종 자료를 모아 분석, 고증하고 첨삭하였음은 물론 불‧보살상의 그 풍성한 상징의 세계를 누구나 충분히 이해하기 쉽도록 해설 옆에 세밀화를 함께 수록하고, 중요한 화보도 컬러로 실었다.

불상은 대승불교의 성립과 신앙적 염원이 어우러져 1세기 말경부터 조성되기 시작했다. 스스로 보살이라는 자각을 불러일으키고 관불삼매(觀佛三昧)의 체험이 불상 조성의 원인이 된 것이다. 불상은 불자의 간절한 염원과 흠모의 마음이 빚어낸 유형적 문화라고 할 수 있다. 무형적 문화인 의례의식, 수행생활 등과 함께 지혜와 열정이 더해지면 신심이 커진다고 한다.

불교에 탐닉하고, 탐구하는 동안 꼭 알아야 할 정보, 깨달은 이야기가 풍부하게 담겨 있다. 여러 상과 명호를 안다는 것은 불교 그 자체를 이해하는 것이고, 깨달음의 길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을 항상 곁에 두고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라는 물음을 마주하게 될 때마다 책을 펴서 각 불‧보살의 본적을 살펴보며 거울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짜임새 있는 구성과 쉬운 문체는 독자들에게 흥미롭게 다가설 수 있게 한다. 쉽고 풍부한 해설, 그림과 화보로 상들을 정확하게 풀어내어 절에 가면 흔히 만나게 되는 불상, 탱화들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준다.

이성법 지음
나녹
368쪽 / 값 25,000원
 

김성학 기자(bultop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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