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믿었다가 속아 본 적이 있는가  똑같은 사람에게 여러 번 속는다면 우리는 그를 사기꾼이라고 여기게 된다. 그리고 그가 하는 무슨 말이든 의심하게 된다. 그러나 사람들이 가장 많이 속는 대상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예를 들어 새벽에 일어나서 책을 읽어야겠다고 결심을 해서 새벽잠에서 깨면 10분을 더 자고 싶어진다. 10분만 더 자자 했는데 한 시간이 지나갔다. 오늘은 안 되니까 내일부터 하자. 그렇게 한 달을 하고 일 년을 한다.

수없이 자기에게 속아도 자신을 사기꾼이라고 여기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자기에게서 올라오는 생각을 아무 의심 없이 그대로 수용하고 따른다. 자신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진다면 세상을 바라보는 눈도 분명 달라진다.

나는 어느 날 마음의 변화를 입고 과거와 전혀 다른 사람이 된 후배를 만났다. 그의 변화의 원인이 궁금했다. 그는 책을 읽다가 책 속에서 자신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책 속에 나오는 이야기가 전부 자기 이야기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에게는 엄청난 삶의 변화가 생겼다.

독서는 흔히 간접경험이라고 한다. 사실 나도 그가 읽은 책을 여러 번 읽었는데 그 책 속에서 나를 발견하지 못했다. 그 책에는 마약중독자 이야기, 자살한 사람이야기, 독신자이야기, 이혼한 사람 이야기 등이 나온다. 다시 그 책을 들고 읽었다. 어떻게 이 마약환자 이야기가 자기 이야기가 될 수 있을까 를 생각해 보았다. 내 마음은 많은 부분에서 그와 달랐다.

마약중독자인 훌리오가 마약을 하면서 살았던 것은 나는 언제든지 마약을 끊을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인 것이 보였다. 내 속에 있는 자신감이 나를 어제처럼 살도록 만들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훌리오는 마약을 하면 자신의 인생이 망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또 마약을 하다가 잡혀서 마약치료학교에 갔고, 자신이 스스로 결코 마약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마약치료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는 비로소 마약을 끊고 새사람이 됐다.

변화는 새로운 소리가 들어야 한다. 그 소리는 내가 할 수 없다는 것을 아는 사람에게만 들리는 것이다. 내가 어제처럼 변화없이 발전 없이 사는 것은 새로운 소리가 들리지 않고 새로운 세계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바로 내 속에도 나로서는 안 된다는 깊은 깨달음이 마음의 귀를 열게 만든다는 것을 발견했다.

책을 읽고 나는 자살한 사람의 마음이 돼 보고, 이혼한 사람의 마음이 돼 보았다. 놀랍게도 내 마음이 그들의 마음과 아주 흡사한 부분이 많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내 마음을 관리하지 않고 이대로 두면 사고 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한 번도 해보지 않은 나 자신과의 싸움이 시작됐다. 그렇게 몇 년을 살다가 어느 날 변화된 나를 보면서 나도 나의 변화에 놀라게 됐다.

사람들은 자신이 악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러다가 어떤 악한 생각이 순간적으로 들어오면, 내가 전에는 안 그랬는데, 왜 이러지  내가 왜 이렇게 악하지  왜 이런 말을 하지  내가 이렇게 행동하면 안 되는데… 하면서도 마음이 그쪽으로 끌려간다. 그렇게 끌려가서 살인자가 되고, 간음하는 사람이 되고, 마약 중독자가 된다.

사람들은 자기 속에 악하고 잔인한 생각이 들어와 있어도 그것을 잘 모른다. 남을 도와 준 적이 있다고만 생각하고, 자신은 착하다고 생각한다. 어쩌다 남을 도와줬으면 평생 자신이 착하다고 생각하고, 초등학교 때 우등상을 한 번 받았으면, 평생 자신이 똑똑하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사람들은 자신에게 속아서 스스로 어둡고 불행한 곳을 행해 달려가는 경우가 정말 많다. 우리는 언제까지 자신에게 속고 살다 도대체 언제 정신을 차릴 것인가 


오세재 / 진주 한마음마인드교육원 자문위원

이현원 기자(bultop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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