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윤상철 박사의 별자리 이야기 (1) - 용띠는 어느 별 어느 동네가 행복할까? (上)

김성학 | bultopnews@gmail.com | 2019-05-31 (금) 10:25

‘별자리 이야기’ 연재를 시작하며…
하늘에는 무엇이 있을까  왜 조선은 건국하자마자 천문도를 만들고, 천문도를 수정한 사람에게 개국 1등공신이라는 포상을 했을까  천문을 연구하면 달력은 물론이고 해시계가 나오고 별시계가 나오며, 풍년과 흉년을 점치고, 비오고 가뭄 들 것을 안다. 시가 나오고, 그림이 나오고, 전설이 나온다. 실용적이면서도 아름다운 꿈이 하늘에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내 별은 어디에 있을까  내가 태어날 때 하늘 높이 떠서 나를 지켜봐주던 별은 어떤 별일까  다른 별도 아름답지만, 나를 지켜주고 나에게 영향을 준 별을 알면 더욱 정겨울 것이다. 나의 수호별은 성격이 어떻고 무엇을 좋아할까  현실의 이해타산에 얽매이다가도 별을 한 번 보면 마음이 풀리며 순해진다. 내 별을 찾아서 좋은 일이 있으면 “별아! 나 지금 행복해! 같이 축하해줘!”하고, 어려운 일이 있으면 “별아! 나 지금 힘들어! 나에게 힘을 내라고 위로해줘!”라고 한다면, 우리의 삶이 얼마나 든든하고 행복해지겠는가 
 불탑뉴스 독자여러분께서도 내 별 찾기 운동에 동참하시면 어떨까  이 글을 읽으면서 내별을 찾고, 주변 사람들의 별을 찾아주면, 하늘의 별들이 얼마나 좋아하겠는가!


각수角宿
각수란 동방청룡을 이루는 일곱 별자리 중에서 용의 뿔에 해당한다. 그래서 별이름도 ‘뿔 각(角)’자를 쓴 것이다. ‘각수’의 ‘수’는 ‘숙박할 숙(宿)’자를 쓰지만, 각수가 맡은 지역을 지킨다는 뜻으로 ‘지킬 수(宿=守)’라고 읽는다. 그러니까 ‘머무르고 잔다’는 뜻 보다는 ‘지키고 다스린다’는 뜻이 더 강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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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수 나경


➜ 점술가와 용왕의 내기게임
당나라 태종 때에 원수성이라는 유명한 점술가가 있었다. 그가 점을 치면 백발백중 맞추는 것으로 유명했는데, 특히 근방의 어부들에게는 신과 같은 추앙을 받았다. 그가 점쳐준 곳으로 가면 그야말로 물 반 고기 반의 대박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소문이 퍼지고 퍼져서 결국 용왕도 알게 됐다. 약육강식의 섭리라면 이해가 갔다. 자연의 섭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점을 쳐서 숨은 고기까지 찾아내며 잡는 것은, 인간과 물고기의 경쟁이 아니라 신과 물고기의 경쟁이다. 이렇게 나가면 머지않아 물고기의 씨가 마를 것이다. ‘점술을 배워서 자연의 섭리를 어기는 데 쓰다니….’ 생각할수록 괘씸했다.
그래서 원수성을 찾아가 날씨 맞히기 내기를 했다. 내일 비가 오겠는가, 안 오겠는가를 맞추는 내기였다. 원수성이 “내일 10시에 비가 와 오후 2시에 그치고 강우량은 모두 343㎜다.”라고 했다. 용왕이 “그 말대로 된다면 황금 50냥을 주겠지만, 조금이라도 틀리면 다시는 점치는 일을 하지 말라.”고 약속 겸 엄포를 놨다. ‘흥! 비 내리는 것은 내 소관인데 내 허락도 없이 무슨 비가 내려!’라고 생각하면서 자신만만하게 용궁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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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수성과 용왕이 내기를 하다.

➜ 옥황상제의 명령을 어긴 용왕
그런데 옥황상제로부터 비를 내리라고 하는 명령서가 도착해 있는 것이 아닌가! 그것도 점술가가 예측한 그대로였다. 용왕은 옥황상제의 명령대로 비를 내려야 한다. 조금치라도 이를 어기면 곧바로 참수를 당한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내기에 진다고 생각하니 자존심도 상하고, 또 용왕만 바라보며 살려달라고 하는 물고기 부하들의 얼굴도 떠올랐다.
한참을 고민한 끝에 비 내리는 시간을 한 시간 정도 늦추고, 강우량도 10㎜ 더 많게 내렸다. 그리고는 원수성에게 내기에 졌으니 점치는 일을 그만두라고 했다. 원수성이 “내기에 이기려는 그대의 욕심이 사람들을 다치게 하였다. 홍수로 목숨을 잃은 백성의 원성이 들리지 않는가  그대야말로 옥황상제의 명을 어겼으니, 바로 참수될 것이다.”

➜ 약속을 어긴 당태종
용은 신출귀몰하고 변화막측한 동물이다. 미래에 대한 예측도 잘하고, 특히 비와 물을 다스려서 홍수와 가뭄을 주관하는 역할을 한다고 알려졌다. 자존심이 강하기 때문에 옥황상제의 명을 어기면 사형 당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상대를 이기려 한다. 또 자신의 일족을 끔찍이 위하기 때문에, 편법을 부리며 물고기를 잡아가는 사람을 내쫓으려고 한 것이다.
사색이 되어 어찌할 바를 모르는 용왕에게, “죽음의 형벌을 면할 수는 없소. 다만 당나라 임금인 태종에게 부탁하면 살아날 방법이 생길 것이오. 태종의 신하 중에 위징은 옥황상제의 형집행관이면서 동시에 태종의 신하이니, 태종에게 부탁하면 위징의 집행을 모면할 수 있을 것이오.”라고 하였다.
태종은 용왕의 부탁을 흔쾌히 승낙을 하고, 위징이 형벌을 집행하지 못하도록 바둑을 두면서 붙들어 놓았다. 하지만 피곤에 지친 위징이 바둑판 위에 엎드려 잠시 졸았는데, 위징의 혼령이 과룡대(剮龍臺)로 가서 용왕의 목을 쳐서 죽였고, 너무도 억울했던 용왕이 약속을 어긴 태종을 염라대왕께 고발함으로써 저 유명한 <서유기>가 시작되었다.

➜ 등용문登龍門
뱀, 잉어, 수달, 도마뱀 등등 각종 동물이 오래 살아서 영험해지면 용으로 변한다고 한다. 오랜 세월을 정기를 모아서 신령스런 용이 되는 것이다.
용이 되는 합격문 중에 등용문이 있다. 중국의 황하 입구에 하진이라는 여울목이 있는데, 물살이 아주 세서 이곳을 통과하는 물고기는 용시험에 합격했다고 해서 용문龍門 또는 등용문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잉어가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려면 하진이라고 하는 물살 빠르고 험한 계곡을 뛰어넘어야만 한다. 계곡을 뛰어넘는 순간 잉어가 용이 되는데, 그 때 하늘에서도 감응하여 천둥번개를 쳐서 잉어의 꼬리를 태움으로써 용이 된다는 것이다. 그 어려운 과정을 통과하는 것이 과거시험을 보는 것과 같다고 해서, 수험생들에게 여의주를 입에 무는 잉어의 모습을 그려주며 합격을 기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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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악! 꼬리가 다 타버렸네. 등용문을 넘었더니 용이 되긴 하는군.

➜ 용은 신중하다
용은 홍수와 가뭄을 주재하는 수신이기 때문에, 상량문을 쓸 때 양쪽 끝에 ‘용 룡龍’자와 ‘거북 구龜’자를 서서 화재를 방비하였고, 또 신령한 힘이 있기 때문에 불교에서는 불법을 수호하는 호법신으로 보고, 정치적으로는 왕권과 나라를 수호하는 호국신으로 보았다.
그렇지만 아무리 뛰어난 힘과 능력을 구비했어도, 반드시 자신을 보호하고 감출 구름을 얻은 뒤에야 움직인다. 이런 신중함이 용을 성공하게 하고 귀하고 신비롭게 여기게 하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 각수를 나의 수호신장으로
용은 동방칠수의 첫 번째와 두 번째 별자리를 맡았다. 특히 첫 번째 별자리인 각수는 동방청룡칠수 중 뿔에 해당하는 별자리로, 생성과 소멸을 주관하고, 공평하게 판단하는 재판관 또는 반란군을 진압하는 장군의 일을 한다. 5월 30일 밤 9시, 6월 5일 8시 30분, 6월 13일 8시에 남쪽 하늘 정중앙에 뜨는 두 개의 주황색 별이 각수이다.
용띠 중에 음력 1~6월에 태어난 사람은 각수가 수호별이다. 이 사람들은 용왕을 닮아서 모든 일을 공평하게 잘 판단한다. 또 자존심이 세고, 손해 보더라도 앞장서기를 좋아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전라남도의 북부지역인 진안 순창 임실 전주 담양 김제 정읍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곳으로 가서 여행을 즐기며 각수를 보면 제일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이 지역의 문화행사와 용왕의 마음을 생각하며 각수에게 소원을 빌어보자. “나에게 판단력을 길러주고, 화를 잘 내는 성격을 고쳐주고, 무엇보다도 취직이 되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주세요.”하고 말이다. 



윤 상 철 (성균관대학교 철학 박사·대유학당 대표)
1987년부터 대산선생 문하에서 四書 및 易經 등을 수학 / 대산주역강해·대산주역점해·미래를 여는 주역·주역전의대전역해 등의 편집위원 / 서에 후천을 연 대한민국, 세종대왕이 만난 우리별자리, 시의적절 주역이야기, 주역점 비결. 번역에 하락리수, 오행대의, 천문류초, 매화역수, 황극경세, 초씨역림 등이 있음.
 

김성학 기자(bultop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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