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은 내가 찾지 않아도 기어이 찾아온다. 비굴하고 자존심 상하게 내가 먼저 찾지 않아도 때가 되면 찾아오는 게 죽음이다. 저자는 자살예방상담 사례와 관련하여 그동안 『묵언마을의 차 한 잔(2009)』, 『죽음을 깨운 이야기들(2017)』 등의 에세이를 출간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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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이룰 수 없는 사랑에 이별의 아픔’이라는 부제를 담은 그 세 번째 책이다. 내담자의 구술을 바탕으로 한 실화이지만 글 속에 등장하는 인물은 모두 가명으로 대신하였다. 더군다나 책 판매대금 전액은 묵언마을 자살 예방사업에 기부될 예정이다.

양손에 빵을 들고 어떤 것을 골라 먹을까  고민하다가도 남의 손에 들린 더 큰 빵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차지할 수만 있다면 내 양손의 빵은 헌신짝처럼 내동댕이치는 물질 만능주의가 오늘의 세태다.

세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이 오늘날까지 독자들의 가슴을 울리고 있는 이유는 물질이 아닌 순수한 사랑이 바탕에 깔려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 속의 청춘남녀 또한 순수한 사랑의 절절함이 가득 담겨 있다.

영원한 사랑을 구하고자 죽음까지도 사랑한 이들의 사랑은 대체 어떤 사랑일까  21세기를 사는 오늘날, 목숨보다 더 귀한 사랑이 정말 있단 말인가 
“주인공 은진은 오빠를 찾아 헤매던 어느 날, ‘짓눌린 그리움을 사랑으로 고이 보듬어 껴안고 은진을 너무 사랑했기 때문에 오빠가 죽었다’는 쪽지를 받는다. 바보 바보야! 오빠는 바보야! 난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어떻게 하란 말인가  아수라장 번뇌 속에 주인공 은진은 죽어서 오빠와 영혼 결혼으로라도 영원한 우리 사랑의 결실을 맺고자 한다. 뼈에 사무친 절절한 은진의 유언에 죽음!”

왜 두 사람은 열렬히 사랑했으면서도 이룰 수 없는 사랑이었을까  무엇이 그들의 사랑을 가로 막았을까  죽어서까지 무엇이 그들의 사랑을 갈가리 찢었단 말인가  숭고하고 순수한 이들의 사랑이야기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가슴속 저 깊은 곳에 안개꽃 눈물로 피어날 것이다.

지개야 스님 지음
도서출판 묵언마을
140쪽 / 값 7,500원

김성학 기자(bultop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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