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블 스님(시인, 우리불교조계종종정, 세계불교연합WBOA총회장)

미래사회의 종교적 사회가치는 인간의 욕구본능을 도덕적으로 억제하면서 수평적 지위로 사회와 가정에서 상호간 손상되지 않고 질서가 유지되도록 협조와 경쟁의 균형을 지탱해주는 자비의 실천이 우선되어야 하며, 더불어 시공을 초월한 우리불교는 나날이 진화하는 문명 속에서 평등과 자리이타의 자비행으로 인간존중의 문화를 유지 발전시키어 왔다.

따라서 인간정신의 위약성 속에는 항상 신의 가호에 의지하여 왔고 이러한 관계로 하여 인간의 삶은 신의 절대적 우위 속에서 종속적 수직 관계를 유지하면서 유일신성은 오직 먼 공간에 초월적 존재로 인식되어져 왔다.

부처님께서 사바강탄 하시어 초월적 존재로만 여기어왔던 유일신성의 대상이 모든 인간에게는 누구나 신성이 있다는 보편적 사고의 전환을 가져와 신과 인간이 동일신성을 가지고 있다는 평등사상을 일깨워주었음에, 이러한 사고의 전환이 정보화사회에 진입하면서 상하관계로만 이루어진 기존사회윤리가 수평적 평등관계로 전환되어 사회와 가정에서도 가부장적 가족관계가 평등이라는 새로운 가계질서를 만들고 있음이니, 이는 유교적 전통질서가 가정으로부터 재조합되어 주변공동체 집단인 이웃과 사회조직으로 파급되었다.

또한 경제사회의 노사관계도 수평화 되어가고 있고 따라서 노사가 동등한 입장에서 생산활동과 이익이 극대화되어 가는 정보의 공유화로 전 인류의 경제적 질서를 상향시키는 수평적 구조로 산업사회가 급속히 전환되어가고 있다.

여기에서 이를 뒷받침하는 종교적 사명이 절실히 요구됨에 따라 불가(佛家)의 사명이 재조명 재정립되어지고 선교양종의 조화 속에 수평적 경쟁에서 오는 필요이상의 갈등을 조화롭게 완충하여야함은 우리의 불교문화를 가일층 발전시키는 지대한 명분이라 생각된다.

또한 수평적 사회질서로 야기되는 혼돈의 제반사회현상을 가름하는 우리불교의 화쟁사상은 세계불교화가 될 수 있도록 하는 원효성사의 생활불교실천에 있기에, 이는 이 시대의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야 하는 승가의 절대사명인 것이다.

부처님의 평등신앙이야말로 이 시대가 요구하는 수직선상에서 무한대로 상승되는 인류의 무궁한 가능성을 열어주는 새로운 시대의 에너지를 공급해주는 유일사상이기 때문이다.

행(行)이 옳음을 얻지 못하면 옳다고 할 수 없고 의(義)가 불의를 분변(分辨)치 못하면 생(生)을 의식하지 못하는 것이리라.

과연 자아의 입각에서 생의 정체를 의식하고 그 행도가 의를 얻었는지 만일 그 행이 의를 얻고 그 의식이 자아관하(自我管下)에서라면 그 내용은 불교학을 이해함에 있고 그 표상 역시 불교를 선양함에 벗어나지 아니한 것이어야 마땅할 것이며, 동시에 한국승사의 선천적 사명이 이것이요, 미래화를 지탱해줄 인륜도덕의 중국적 총합이 이것뿐이라고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더불어 문명의 변화에 비추어 불교의 유정무정을 진동한 사자후에 깨어난 직계법손의 사명이야말로 원효성사의 화쟁강단에 앞장서 전 인류가 진력해야 만이 올바른 불교상이 정립될 것이다.

칸트는 직관형식으로 시간과 공간을 말하였으니 인간적 사실에서 초월하기까지는 이 형식을 떠나서는 사색할 수도 경험할 수도 없는 것이며 인간문화의 창조를 논함에 있어서도 시간과 공간은 초월하지 못한 것으로 단정할 수밖에 없으니 그 또한 아직 인간이기 때문에서다.

그러므로 석가일대의 전법륜사(轉法輪史)를 보더라도 시간과 대상(공간)을 따라 소위 수시응기(隋時應機)의 가르침과 보살의 화현이 이 법칙에 순응하고 어여삐 여겨 왔던 것이며, 그렇기에 역사와 시대를 살피지 못하고서는 넓고 깊은 혜안을 밝힐 수도 없는 것이리라.

불교를 공부하고 선양함에 있어 시간과 공간의 관념을 살필 줄 알며 바로 보고 바로 행함을 진리의 가장 큰 근본으로 이르니, 불교의 미래화를 향한 법화도량의 위신력과 자아발현의 사명으로 세상의 모든 빛깔과 소리들의 긍정적인 수용과 변화에 적극적으로 거듭난다면 승가의 사망과 업적은 더욱 빛을 발할 것이다.

이현원 기자(bultopnew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