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8일 오전 8시55분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전용기를 타고 북한으로 출발해 10시9분 평양 국제공항 순안공항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 내외가 공항으로 직접 나와 문 대통령 내외를 영접했고,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오후 3시45분 1차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다시 만나 2시간(120분) 동안 '3+3' 형태의 회담을 했다. 문 대통령 내외와 김 위원장 내외는 6시30분부터 평양대극장에서 열린 삼지연 관현악단 환영 예술공연을 함께 관람했다.
이후 네 사람은 8시37분부터 평양 목란관에서 만찬도 함께 했다. 19일 오전 시작된 2차 회담은 백화원에서 진행됐으며, 이곳 또한 북한체제의 심장부로 꼽히는 곳이다. 이날 정상회담에서 남과 북이 합의한 내용은 '9월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사실상 남북간' 종전선언'을 먼저 이뤄냈다는 분석이다. 이를 통해 남북이 힘을 합쳐 북미간 종전선언 합의를 견인해 내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는 관측이다.
이런 분석이 나오는 배경에는 이날 오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동시에 발표한 평양공동선언과 양 정상 임석하 송영무 국방장관과 노광철 북한 인민무력상이 서명한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 내용에 따른 것이다. 가히 남과 북의 '종전선언'이라고 할 만큼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전쟁 종식' 합의가 담겼다는 평가다. 문 대통령은 이날 평양선언을 통해 "전쟁 없는 한반도가 시작됐다"며 "남과 북은 오늘 한반도 전 지역에서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모든 위험을 없애기로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한반도를 항구적 평화체제로 만들어감으로써 우리는 이제 우리의 삶을 정상으로 돌려놓을 수 있게 됐다"며 "남과 북은 처음으로 비핵화 방안도 합의했다. 매우 의미있는 성과"라고 강조했다.
평양공동선언에 따르면 남과 북은 △비무장지대를 비롯한 대치지역에서의 군사적 적대관계 종식을 한반도 전 지역에서의 실질적인 전쟁위험 제거와 근본적인 적대관계 해소로 이어나가고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나가고 이를 위해 필요한 실질적인 진전을 조속히 이루어나가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평양선언을 바탕으로 남과 북은 상당히 구체적인 수준의 군사분야 합의서를 공개했다. 전쟁 종식, 즉 '종전선언'이라고 평가할만 하다는 것이다. 군사합의서에 따르면 △DMZ 내 감시초소(GP) 상호 철수, 공동경비구역(JSA)의 비무장화, 지뢰 제거 및 공동유해 발굴, MDL 내 완충지대 설정 등에 남북은 합의했다. 구체적으로, 남북은 DMZ 내 GP를 전부 철수하기 위한 시범적 조치로 MDL 상호 1km 이내 근접해 있는 남북의 11개 GP들을 올해 말까지 완전 철수하기로 했다. 또 유엔사와 3자 협의체를 구성해 다음달 1일부터 20일 간의 지뢰제거를 시작으로 약 1개월 안에 JSA의 비무장화 조치를 이행하기로 했다.
또 철원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올해 내 지뢰 및 폭발물 제거, 도로개설(12m폭)을 시행하고 유해발굴은 내년 4월1일부터 10월30일까지 추진하기로 했다. 남북 역사상 이 정도 수준의 군사합의는 전례가 없다는 평가다. 실질적으로 전쟁을 종식시키고 남과 북의 '종전선언'이라고 부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남북정상 내외는 이어 평양냉면으로 유명한 옥류관에서 오찬도 함께 했다. 문 대통령은 오찬 후 오후 2시30분께 백화원 앞 정원에서 남북 고위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과 함께 기념식수 행사를 소화하고 북한의 예술기관이자 미술창작기지로 불리는 만수대창작사를 참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저녁땐 평양시민들이 자주 찾는 식당인 평양대동강수산물식당을 방문, 이곳 봄맞이방에서 식사를 했다.
양 정상 내외는 오후 9시부터 평양시 중구역 능라도 소재 북한 최대 규모의 종합체육경기장 5·1경기장에서 대집단체조 예술공연인 '빛나는 조국'을 관람했다. 문 대통령은 이곳에서 북측 참석자 15만명을 향한 인사말도 건넸다. 마지막날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일 오전 백두산 천지를 배경으로 맞잡은 손을 머리 위로 올린 채 역사적인 기념사진을 찍었다.
두 정상 부부는 자동차를 타고 백두산 최고봉인 장군봉에 올랐다. 이후 오전 10시10분쯤 케이블카를 타고 10여분 만에 천지에 도착해 산보를 했다. 케이블카에는 두 정상 부부만 탄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가 배포한 사진을 보면, 각각 검은색 양복과 인민복 차림인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맞잡은 손을 머리 위로 올린 채 미소를 짓고 있다. 김 여사와 리 여사는 박수를 치거나 두 손을 앞으로 모은 채 두 정상을 바라보고 있다.
이후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박3일간의 방북일정을 마치고 서울로 귀환 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마련된 서울프레스센터에서 정례브리핑을 갖고 "문 대통령 내외와 공식수행원을 태운 비행기가 지금 서울로 향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