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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동화선사의 초대를 받고 방문한 나는 학문을 연구하고 때때로 몸으로 수양하고 실천하는 그런 생활을 하는 사람이다. 그런 나에게 만행스님이란 도인은 궁금증 그 자체였다. ‘20대 초반에 복건성의 절진동이라는 동굴에서 무문관수련을 한 것을 시작으로, 티벳의 연화도와 광동성의 삼성동 등 3곳에서 총 7년에 걸친 3차례의 폐관수련을 성공적으로 마친 사람! 그 해맑은 얼굴!’ 여기서 궁금증 은 실질적인 곳으로 퍼져 나갔다. ‘무문관 수련을 하는 동굴은 어느 정도 크고, 밥 먹고 배설하는 것을 어떻게 처리했으며, 운동을 하기에도 적은 동굴에서 어떻게 체력을 유지했고, 습기와 추위 등을 어떻게 막을 수 있었는지!’

 “선을 깊이 공부하면 손님 접대를 꺼리게 되지 않겠습니까 ” “선을 하는 이유는 도를 닦기 위한 것입니다. 도 를 닦았다면 자연 인사(人事)를 잘 할 수 있게 됩니다. 인사를 제대로 못한다면 도를 깨쳤다고 할 수 없지요.” 그때 공항까지 직접 마중을 나온 스님과의 첫 대화이다. “스님께서는 7년간 동굴에서 수련을 했는데, 면벽수련만으로 인사를 깨칠 수 있습니까 ” “아닙니다. 무문관 수련을 하기 전에 민남불교대학에서 불경과 함께 스님으로서 알아야 할 지식을 익혔습니다. 그래서 도를 깨쳤을때 그러한 지식이 융합되어 내 몸과 하나가 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 동화선사의 하루는 새벽에 시작된다. 3시 반에 일어 나기를 권하는 짝짝이 소리를 들으며 잠을 깼다. 예불시간은 4시 30분이다. 그러나 그 전에 예불을 알리는 종과 북을 치며 노래를 부르는 스님이 있어서 한참을 구경하였다. 무슨 노래인지는 몰라도 이 새벽에 저렇게 큰 목 소리로 부를 수 있다는게 신기하였다. 아침에는 책 읽는 소리도 잘 나오지 않는 법인데….
대웅전에 들어가니 그 큰 대웅전이 사람들로 가득했다. 이 새벽에 200명 가까이 모인다는 것이 신기했다. 장 장 한 시간에 걸친 예불이 끝나니, 어느덧 5시 40분!  아침 공양을 하려나 했는데, 웬걸! 대웅전 앞과 뒤의 큰 마당에 열을 맞춰 서더니 동공(동화선사 선체조)을 하기 시작했다. 밤새 수도하느라 뭉친 몸을 다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스님들의 날렵하고 우아한 동작이 좋아서 그대로 따라했더니, 과격한 동작도 없었는데도 10분 만에 온 몸이 땀으로 범벅이다.

짝짝이 소리에 맞춰 식당으로 가서 아침 식사를 마치고, 자유시간을 누리게 되었다. 실은 스님들과 자원봉사자들은 이제부터 사찰의 업무를 보는 시간이다. 여기저 기 다니며 사찰을 둘러 보니 어느덧 저녘이 되었다. 수행은 빼먹을 수 없는 일과인 만큼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양정당(수행공간)에 모여서 참선과 참선경험을 주제로 한 법문을 주고받은 뒤에 각자 숙소로 돌아갔다. 동화선사의 하루일정은 새벽 4시에서 시작하여 밤 9시에 끝났다.

절은 아주 컸다. 지금의 규모로도 천여 명이 상주할 수 있다는 말이 과장이 아닌 듯 싶었다. 그런데도 아직도 건설중이다. 동화선사의 꿈이라고 할 수 있는 만다라처럼 설계된 선학원과 옹원현의 특성을 살린 커다란 양로원을 더 지을 것이란다. 낮에는 곡괭이를 들고 일하는 스님들이 많았는데, 만행스님은 “참선을 하면 기운이 잘 통하는 등 몸의 상태가 좋아지고 지혜도 생긴다. 그렇게 깨친 것을 일상생활에서 실천하지 않으면 내것이 되지 않는다. 항시 몸에 체득되도록 해야 하고, 어려운 일, 괴로운 일, 화나는 일, 슬픈 일 등등 모든 인간사에 적용을 해야 비로소 마음상태도 깨치게 된다. 참선을 해서 깨친 득도자가 보살행을 하는 이유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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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만행스님과 걸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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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행스님은 무문관수련을 마친 후 옹원현의 부탁으로 방 한 칸 없고 스님 한 분 없는 동화선사 주지로 취임했고, 동화선사를 증축하여 5천명이 거주할 수 있는 거대사찰로 재건하였다.
절진동(중국 복건성에 있는 동굴)에서 첫 폐관을 하실때 혹시 눕게 될까봐 목에 동아줄을 매었다고 하셨는데, 동화선사에 있는 삼성동 동굴에는 동아줄을 맨 흔 적이 없네요  “절진동 폐관은 처음이기 때문에 그런 시설이 필요했지만, 두 번째 폐관부터는 그럴 필요가 없었습니다. 혹 앉아서 졸더라도 바닥에 쓰러지지는 않았어요.”
삼성동에 있는 궤짝(수련도구) 수련도 넘어지지 않게 하는 효과가 있지 않나요  “아! 물론 궤짝 안에 들어가서 문을 닫고 앉으면 눕지 않게 되는 효과도 있지만, 그 궤짝은 용 도가 다릅니다. 밑에는 다리가 있어서 땅으로부터 거리를 두게 하고, 사방으로 막았기 때문에 바람이 들어올 염려는 없으면서, 위로는 공기가 통하니 숨쉬기가 좋지요.”
삼성동은 육조 혜능대사께서 도를 깨친 곳이라고 하는데, 정말로 그렇게 기운이 좋은 곳입니까  “삼성동은 육조께서 1년간 수련한 뒤로 혜능동이라고 불려왔습니다. 위에는 영취봉(靈鷲峰) 이라고 해서 독수리가 알을 품듯이 감싸고 있고, 앞에는 사자봉(獅子峰)과 연화봉(蓮花峰)이 있어서 부처님께서 강림하시어 연꽃 위에 앉아계시는 듯한 곳입니다. 안에 들어가면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으며 지혜가 열리는 곳이지요.”
여기는 선을 강조해서 절 이름도 ‘동화선사’라고 하였는데, 7년의 무문관수련을 마친 스님도 계시고, 지기와 풍광이 아주 좋다고 들었습니다. 나한림(羅漢林) 아래 스님의 친필로 ‘100년 안으로 보살은 100명이 넘고 나한은 1000명이 넘게 나온다.’고 새기셨는데, 무문관 수련을 마치고 과위(果位)를 얻은 사람이 몇명이나 됩니까  “부끄럽게도 아직 없습니다. 3 년의 무문관수련을 마친 사람이 셋이고, 나머지는 1년이나 6개월을 넘지 못했습니다. 무문관수련을 마친 사람도 아직 과위에  오르지 못했고요. 그래서 삼성동 위에 도솔천(兜率天)을 만들고 영기가 있는 스님을 가르치고 있지만, 아직도 자재당 수준 정도라서 도솔천의 수련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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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행스님의 참선 호흡 수련법

“참선을 하기 전에 우선 탁기를 뿜어내야 합 니다. 이렇게 두 손바닥을 겹쳐서  배꼽 위에 댑니다. 숨을 들이 쉴 때는 코를 통해서 하고 내쉴 때는 입으로 내쉽니다. 그리고 들이쉴 때는 배를 불룩하게 하고, 내쉴 때는 두 손바닥으로 배를 홀쭉히 누르면서 입으로 내쉽니다. 이렇게 아홉 번을 합니다. 그러면 탁기가 모두 나가게 됩니다.”
탁기를 뿜어낸 다음 참선에 들어간다는 거군요  “그렇지요. 참선을 하는 중이라도 마음이 안정이 되지 않으면 아까처럼 네 다섯 번 탁기를 뿜어냅니다. 참선이 끝난 다음에 또 네다섯 번 토납을 함으로써 참선이 끝났음을 몸에 알려줍니다. 그래야 몸에서 어느 정도 경계를 하는 상태가 됩니다. 참선을 할 때처럼 무방비 상태가되면 자칫 몸에 병이 나기 쉽습니다."
참선에 들어서는 무슨 생각을 하면 좋겠습니까  “내 몸이 한그루의 연꽃이라고 생각하면 좋습니다. 하체는 연꽃 뿌리이고, 상체는 연꽃 줄기입니다. 머리 위의 정수리가 열리면서 연 이 핀다고 생각하십시오. 숨 쉬는 것에 따라 연꽃이 피었다 지었다 하는 것입니다. 부처님이 설법하실때 부처님의 정수리가 열려서 원신이 나와서 설법한 것입니다. 결코 부처님 자신이 설법한 것이 아니지요. 그 원신을 길러야 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모르고 하단전에 기운만 모으려고 한다면 결국 땅귀신이 되고 맙니다.”
눈높이는 어느 정도 해야 할까요  “눈은 1m 앞의 바닥을 보는 것이 좋습니다. 이때도 제3의 눈인 심안으로 보는 것입니다. 결코 얼굴에 붙어있는 두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닙니다. 참선을 하기 전에 두 엄지손가락으로 눈 과 눈사이를 톡 건드려주면 심안이 작동하게 됩니다. 하루에 30분 이상씩 6개월을 하게 되면 정수리가 볼룩하게 나오면서 원신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참선을 마칠 때는 연꽃을 정수리 안으로 갈무리 하고, 그 뒤에 토납법을 해서 참선이 끝났음을 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여기까지 말씀하신 스님께서는 “자세한 내 용은 책에 다 설명하였습니다. 특히 한국에서 번역한 책은 그림과 도표를 잘 넣었더군요. 아주 만족합니다. 한국의 독자들에게 좋은 인연이 되었으면 합니다.”라고 말했다


 

김성학 기자(bultop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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