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회의 정족수 논란 해소 및 기능 마비 방지 위한 입법 개선 촉구
   
                                   (국회입법처)

크게보기

1..국회입법조사처(처장 이관후)는 정부 최고 정책심의기관인 국무회의의 정족수 관련 논란을 해소하고 기능 마비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입법적 개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정권 교체기 국무위원 집단 사직이나 탄핵 등 비상 상황 시 국무회의 기능이 마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국정 운영의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 확보를 위한 심도 있는 논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2..국무회의 정족수 관련 주요 쟁점

보고서는 현재 국무회의 정족수와 관련하여 다음 세 가지 주요 쟁점을 짚었다.

(1)국무회의 심의를 위한 최소 인원: 헌법은 국무회의를 '대통령·국무총리와 15인 이상 30인 이하의 국무위원으로 구성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해임, 사임, 사망, 탄핵 등으로 인해 실제로 출석 가능한 국무위원이 15인 미만이 될 경우, 헌법상 '구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지에 대한 논란이 있다. 정부는 '구성원'을 재적위원이 아닌 법정 위원정수로 해석하여, 현재 「정부조직법」상 국무회의 정원 21명(대통령, 국무총리, 국무위원 19명)의 과반수인 11명만 출석해도 개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헌법재판소 역시 2025년 4월 윤석열 대통령 탄핵사건에서 국무회의 개의를 위한 최소 인원을 11명으로 판단한 바 있다.

(2)대리 출석 차관의 정족수 포함 여부: 「국무회의 규정」에 따라 국무위원이 불참 시 각 부 차관이 대리 출석할 수 있는데, 이때 차관을 국무회의 개의를 위한 정족수 산정에 포함할지 여부가 쟁점이다. 일부에서는 「정부조직법」상 차관이 장관의 직무를 대행하는 범위에 국무위원으로서의 직무도 포함되므로 정족수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국무위원의 지위와 행정각부의 장 지위는 별개이며, 차관은 행정각부의 장 직무만을 대행하므로 정족수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반론도 있다.

(3)국무회의 심의 생략 행위의 효력: 헌법 제89조는 국정의 기본계획, 대외정책, 법률안, 계엄 선포 등 중요한 사항은 반드시 국무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통령이 이를 거치지 않고 해당 행위를 할 경우 그 효력이 인정되는지에 대한 견해가 나뉜다. 학계에서는 (i)심의를 거치지 않은 행위는 무효라는 견해와,

(ii)국무회의는 단순 심의기관이므로 위법하지만 유효하다는 견해가 대립한다. 헌법재판소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사건에서 심의 미이행이 탄핵 사유는 된다고 보았으나, 행위의 효력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았다.

(4)국무회의 회의록 작성 및 공개: 작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무회의 심의 절차 준수 여부와 관련하여 회의록 작성 여부가 쟁점이 되었다.

회의록은 정족수 충족 여부나 필요적 심의사항 이행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 「국무회의 규정」은 회의록 작성 및 송부를 규정하고,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개되어야 한다.

그러나 비상계엄 사례처럼 회의록이 작성되지 않거나, 작성되더라도 공개까지 상당한 시차가 발생하는 문제가 지적됐다.

3...국무회의 기능 강화를 위한 입법적 개선 방안

(1)국회입법조사처는 국무회의의 중요성을 감안하여 다음과 같은 입법적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2)정족수 헌법·법률 직접 규정: 현재 대통령령인 「국무회의 규정」에 명시된 국무회의 개의 및 의결 요건을 헌법이나 법률에 직접 규정하여 국무회의의 법적 중요성을 강화해야 한다. 제22대 국회에서도 관련 법률안이 발의된 바 있다.

의사정족수 기준 변경: 국무회의 기능 마비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현재 '구성원 과반수의 출석'인 의사정족수 기준을 '재적 과반수의 출석'으로 변경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재적' 기준은 결원된 인원을 분모에서 제외하므로, 상대적으로 정족수를 충족하기 용이해진다.
 

크게보기

(3)국무위원 직무대행 규정 신설: 국무총리나 행정각부의 장과는 달리 국무위원의 직무대행에 대한 명시적 규정이 없어 해석상 논란과 국정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

「정부조직법」 개정을 통해 국무위원 직무대행 규정을 신설하여 이러한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 다만, 이는 현행 헌법상 국무위원이 아닌 차관으로 국무회의를 구성할 수 없다는 반대 의견이 제기될 수 있다.

(4) 국무회의 공개성 강화: 국민의 알 권리 보장을 위해 국무회의의 공개성을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간사의 회의록 작성 의무를 법률 차원에 명시하고, 미이행 시 벌칙 규정을 마련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나아가 국회나 법원의 회의처럼 국무회의 자체도 특별한 비공개 사유가 없는 한 원칙적으로 공개하도록 하는 방안도 논의해 볼 수 있다.

이번 보고서는 헌법상 정부의 최고 정책심의기관으로서 국무회의가 지니는 중요성을 감안할 때국무회의의 구성 및 운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국정운영의 안정성, 정당성, 예측 가능성을 저해할 수 있음을 지적하며, 국무회의의 정족수 논란을 정리하고 마비 가능성을 줄일 수 있는 구체적인 제도적 장치 마련을 위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