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탑뉴스 송행임 기자 |

▲글쓴이 불탑뉴스 발행인 차복원
대한민국 현대사를 돌아보면 대통령을 지낸 사람 가운데 구치소와 교도소에 수감된 사람이 다섯 명에 이른다. 노태우, 전두환, 박근혜, 이명박 전 대통령에 이어 윤석열 전 대통령까지 수감생활을 경험했다.
고위공무원과 국회의원, 판·검사와 변호사 등 법조인 역시 범죄로 처벌받거나 구속된 사례가 적지 않다.
다만 5급 이상 공무원과 법조인, 역대 국회의원을 직업별로 나눠 ‘지금까지 몇 명이 교도소에 갔는가’를 집계한 공식 누적 통계는 찾기 어렵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누가 감옥에 갔느냐가 아니다.
누구든 자유를 박탈당하는 순간에도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존엄은 보장받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우리 교정시설의 현실은 여전히 심각하다.
2024년 전국 교정시설 수용정원은 5만250명이지만 하루 평균 수용인원은 6만1,366명으로 수용률이 122.1%에 달했다.
국가인권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전국 55개 교정기관 가운데 16곳은 수용률이 130% 이상이었다.
교정시설의 혼거실 수용정원 산정기준은 1인당 2.58㎡, 약 0.78평에 불과하다.
과밀수용이 발생하면 실제 개인에게 돌아가는 공간은 이보다 더 좁아진다.
헌법재판소도 2016년 과밀수용이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할 수 있다고 판단한 바 있다.
특히 더 관심을 가져야 할 대상은 미결수용자다.
구치소에 있다고 모두 형이 확정된 범죄자는 아니다. 수사와 재판을 받으며 판결을 기다리는 사람도 있으며 현행법 역시 미결수용자는 무죄추정 원칙에 따라 합당한 처우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됐더라도 항소와 상고를 통해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유죄가 확정되지 않은 사람에게 구금 자체를 넘어 비인간적인 생활환경까지 감수하게 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 돌아봐야 한다.
형벌은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지 인간의 존엄까지 빼앗는 제도가 아니다.
좁은 방에 정원을 넘겨 사람을 수용하고 제대로 눕거나 움직이기조차 힘든 환경에서 장기간 생활하게 한다면 그것을 과연 ‘교정’이라고 할 수 있을까. 범죄에 대한 책임은 엄정하게 묻되 국가가 또 다른 고통을 더해서는 안 된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교도소와 구치소의 목적 역시 복수가 되어서는 안 된다. 형 집행의 목적은 수형자의 교정교화와 건전한 사회복귀에 있다.
결국 형기를 마친 뒤 다시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국민 안전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과밀한 공간에 사람을 가둬 놓는 것만으로 범죄가 줄어들지는 않는다.
교육과 직업훈련, 중독 치료, 심리상담과 정신건강 관리, 출소 후 취업·주거 지원까지 연결돼야 재범을 줄일 수 있다.
교정시설이 단순한 격리시설에서 재사회화 시설로 바뀌어야 한다.
정부도 문제를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니다.
법무부는 신규 교정시설 건립과 이전·증축, 시설 현대화를 추진하고 있다.
문제는 속도다.
헌법재판소가 과밀수용 문제를 지적한 것이 이미 2016년이다.
예산 확보와 부지 선정, 지역사회의 반대라는 현실적 어려움이 있지만 국가가 최소한의 수용공간을 확보해야 할 책임까지 미룰 수는 없다.
이제는 법무부만의 문제로 봐서는 안 된다.
정부와 국회,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해법을 찾아야 한다.
주민에게 일방적으로 교정시설을 떠넘기는 방식도 벗어나야 한다.
신축 교정시설을 의료·교육·재활 기능을 갖춘 현대적 시설로 조성하고 지역에도 합리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범죄 피해자의 아픔과 권리는 무엇보다 중요하며 범죄에는 엄정한 법 집행이 뒤따라야 한다.
그러나 수용자의 기본적 인권을 보장하는 것과 범죄를 엄하게 처벌하는 것은 서로 대립되는 가치가 아니다.
범죄는 엄하게 다스리고, 사람은 인간답게 대우해야 한다.
대통령도, 국회의원도, 판·검사도, 공무원도, 평범한 시민도 법 앞에서는 예외가 없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감옥 안에서도 인간의 존엄에는 예외가 없어야 한다.
교도소의 담장은 사회와 수용자를 갈라놓을 수 있지만 헌법이 보장하는 인간의 존엄까지 가로막아서는 안 된다.
대한민국이 진정한 선진국인지 판단하는 기준은 경제 규모와 화려한 시설에만 있지 않다.
가장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 사람까지 어떻게 대우하는가, 바로 거기에서 한 나라의 인권 수준이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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