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상판석(敎相判釋)이란 불교 일대의
설법을 시대의 조류와 근기의 차별을 따라
분류한 것인데 이것이 장차 종파불교의 근원이 된다

여기서 영향을 받은 한국불교와 일본불교가 종파불교화하여 각자 도산을 이룬 것 같습니다.
그러나 어쨌든지 불교의 대세는 유⋅도의 반목 속에서도 크게 성행하였으니 법이 없어도 인과를 믿고 인연을 소중히 여기며 사는 윤리도덕적 불교가 서로 언어가 다르고 피부색이 다른 민족사상에 커다란 도움을 주었던 것입니다. 

교상판석(敎相判釋)이란 불교 일대의 설법을 시대의 조류와 근기의 차별을 따라 분류한 것인데, 이것이 장차 종파불교의 근원이 된 것입니다.
인도에서는 소승과 대승, 돈교와 점교, 유식 등의 학설이 있었으나 크게 번창하지 못했고, 중국에서는 자기가 번역한 경⋅율⋅논 3장을 통해 남삼북칠(南三北七)의 10판이 있었습니다.

법화현의 10권에 ① 호구산 급사(岌師)의 5종교판 ② 종애법사의 4시교판 ③ 정림 유차 2사와 도량관법사의 5시교판 이상은 남3이고 이하는 북7입니다.
④ 유규의 5시교판 ⑤ 보리유지의 반만교판  ⑥ 광통혜관의 4종교판 ⑦ 미상(未詳)의 5종교판 ⑧ 기사품사의 6종교판 ⑨ 북지선사의 2상교판 ⑩ 성명미상의 1음교판이 그것이다. 

그런데 천태지자 대사는 법화현의 10권과, 법화문구 10권, 마하지관 10권 등 3대부 30권을 정리한 뒤 아함십이방등팔(阿含十二方等八) 이십일재담반야(二十一載談般若) 종담법화우팔년(終談法華又八年) 여기 열반 1년을 보태 49년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부처님께서 29세에 출가하여 35세에 성도하시고 45년간 설법한 것으로 볼 때는 다소 차이가 있으나 어떻든 우리나라에서는 천태의 학설을 가장 많이 응용하고 있습니다.

천태대사는 부처님 일대시교를 오시팔교(五時八敎)로 나누어 설명하였습니다.
5시는 ① 화엄시(華嚴時) ② 녹원시(四阿含: 장아함⋅중아함⋅잡아함⋅증일아함) ③ 방등시(유마⋅사익⋅능가⋅능엄⋅광명⋅승만) ④ 반야시(마하⋅광찬⋅금강⋅대품 등) ⑤ 법화⋅열반시가 그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을 다시 ① 유미(乳味) ② 낙미(酪味) ③ 생소미(生酥味) ④ 숙소미(熟酥味) ⑤ 제호미(醍醐味)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8교는 돈(頓)⋅점(漸)⋅비밀(秘密)⋅부정(不定)의 4교와 장(藏)⋅통(通)⋅별(別)⋅원(圓)을 말하는데, 앞의 4교는 세상의 약방문과 같아서 화의사교(化義四敎)라 하고, 뒤의 4교는 약의 맛과 같아서 화법사교(化法四敎)라 합니다.

말하자면 ① 돈교는 해가 뜨면 높은 산이 먼저 비치듯 성도후 제1차로 말없이 설한 화법법문으로 별교와 원교를 겸했고, ② 점교는 경⋅율⋅논 3장을 설한 녹원시로 성문⋅연각⋅보살을 위해 설한 것입니다. 해가 점점 떠 오르면서 깊은 골짜기를 비치는 것과 같은데, 법화경 장자궁아유에 두 사람이 거지 아이를 유인하려 간 것과 같다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