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는 변하지 않는 것이고 사실은 변하는
것이며, 진리는 생멸이 없는 것이고 사실은
생멸이 있는 것이며, 진리는 머무름이 없는
것이고 사실에는 머무름이 있는 것

불성명상에 대하여 깨닫고 꿰뚫었다면 이제는 일원상 원리에 집중하여 명상하여야 한다. 즉 진리와 사실은 무엇이며 어떻게 다른 것인가  이 두 가지에 대하여 명확히 인지할 수 있어야 깨달음에 이르는 길로 들어갈 수가 있다.

진리란 금강경에서 말씀하신 아뇩다라삼막삼보리를 말하는 것이고 사실이란 중생계에 나타나는 일체의 현상을 말하는 것이다. 

이것에 대하여 등각경 일원상품에서 붓다는 “(2절)‥‥‥진리란 아무 움직임이 없는 무위(無爲)의 자리를 말함이니 이를 가리켜 ‘아누다라삼마삼보디’라 이름하느니라.”하시었고 “(6절)‥‥‥사실이란 무명으로 만들어진 십팔경계에 빠져서 끊임없이 돌고 돌며 태어나기도 하고 머물기도 하며 변하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하는 생주이멸(生住異滅)의 원리 안에서 유전 윤회하는 것이니라.”고 하시었다. 즉 간단하게 구분하면, 진리는 변하지 않는 것이고 사실은 변하는 것이며, 진리는 생멸이 없는 것이고 사실은 생멸이 있는 것이며, 진리는 머무름이 없는 것이고 사실에는 머무름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화엄경의 대의(大意)에서도 “일념보광무량겁(一念普光無量劫) 무거무래역무주(無去無來亦無住)”라고 하시며 참된 진리의 자리 안에서는 무엇도 찾으려 해서는 안 됨을 가르치고 계시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중생은 미혹하여 잠시 머물다 사라지는 육신이 영원한 것인 줄 알고 그것을 가꾸고 빛내려 한다.

이러한 중생의 어리석음을 깨우쳐주기 위해 붓다는 등각경  일원상품에서 “(8절)‥‥‥사실에 얽매여서 탐욕을 일으키지도 말고 분노하지도 말라. (9절)분별과 자만을 떨쳐내고 나타나는 현상계의 모든 속박으로부터 벗어나라. (10절)사실의 세계에 존재하는 이름과 형상에도 얽매이지 말고 변하지 않는 진리의 모습처럼 아무것도 가지지 않는 사람에게는 더 이상 괴로움이 생겨나지 않으리라. (11절)‥‥‥만일 이 세상에 지혜로운 이가 있어 무릇 있는바 모든 사실세계의 현상은 모두가 허망한 것임을 알고 나타난 모든 상들이 진실 된 것이 아님을 깨달아 고요함에 이른다면 그는 최상의 깨달음에 도달되어 열반에 이르게 되리라.”라고 가르침을 주고계시면서 더불어 수행자의 4종류 부류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부언하시었다.

즉 “(12절)‥‥‥이 세상의 뭇 삶들 중에 진리를 아는 자는 누구인가  의혹을 건너고 번뇌의 화살을 떠나 열반을 즐기며 탐욕을 버린 님, 완전한 깨달음에 도달한 붓다이니라. (13절)‥‥‥진리를 가리키는 자는 누구인가  진리에 대하여 알고 이 자리에서 가르침을 설하고 의혹을 버리고 동요하지 않는 님, 번뇌에 더 이상 물들지 않는 아라한이니라. (14절)‥‥‥진리위에 사는 자는 누구인가  언제나 알아차림을 확립하고 허물없는 길을 따르며 잘 설해진 가르침 위에 있는 님, 고귀한 참모임 안에 있는 청정수행자이니라. (15절)‥‥‥진리를 더럽히는 자는 누구인가  계율을 잘 지키는 체 하지만 무모하고 가문을 더럽히며 오만하고 거짓이 있으며 자제함이 없고 말 많고 스승의 가르침을 부정하며 위선적인 자, 즉 겉으로만 수행자인 모습을 하는 무늬만 수행자인 자 이니라.”라며, 우리에게 어떠한 삶을 살아갈 것인지를 묻고 계시다.  

수행자여, 이와 같이 중생계에 나타나는 현상의 사실을 따르면 미혹에 빠지는 것이고, 변하지 않는 이치를 따르면 깨달음에 도달하게 됨을 잊지 말자.(다음 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