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경남 사천공항에 폭탄을 설치하겠다는 한 남성의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경찰과 폭발물 처리반 인력등 60여명을 투입한 결과 평소 공항 소음에 불만을 가진 인근 주민의 허위 신고 전화로 밝혀 졌습니다.

같은해 9월 구청에 민원을 제기하였으나 해결되지 않자 ‘청와대를 폭파하겠다’고 허위 협박 신고를 한 4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혀 경범죄로 처벌 받기도 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주점에서 행패를 부려 형사 입건된 것에 불만을 품은 40대 남성이 휴대전화 2대를 이용해 ‘불을 지르겠다.’며 4시간 동안 총117차례나 112에 허위신고 전화를 해 경찰에 붙잡히기도 하였습니다.

이처럼 허위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하는 일이 크게 줄지 않고 있는데요 경찰에 따르면 신고자를 발견하지 못한 신고 건수가 해마다 30만건이 넘는다고 합니다. 구체적으로 2013년부터 2017년 까지 5년 동안 허위·장난·오인등으로 경찰이 출동하는 경우가 연평균 42만 7023건에 달했는데 이는 하루 평균 1170건의 출동 건수라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허위신고로 입건된 신고자 중 남성이 84.2%로 대부분을 차지하였으며, 연령별로는 50대가 31.3%, 그리고 40대가 26.1%로 두 연령대가 절반이상을 차지하였고, 신고자의 50.7%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저지른 것이었다고 합니다.

또한 허위신고의 이유로는 사회에 대한 불만이 67.4%로 가장 많았으며 보복성 허위신고가 12.9%, 그리고 장난 신고가 8%로 파악 되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만우절에 발생하는 허위·장난신고가 크게 줄었다는 것인데요 경찰은 “무심코 건 장난전화로 인해 피해가 고스란히 다른 시민들에게 돌아가는 만큼 장난신고로 인력이 낭비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하고 있습니다.

허위·장난 신고를 할 경우 관련 법령에 의해 처벌을 받게 되는데 먼저 경범죄처벌법에는 거짓 신고를 할 경우 ‘6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의 형으로 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형법에는 ‘위계로써 공무원의 직무집행을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무거운 형법으로 처벌하지 않고 사실상 거의 경범죄로 처벌을 하다 보니 허위 신고에 대한 경각심을 갖지 못하는 것 같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서울 마포대교에서 투신한 20대 여성이 강물에 뛰어 내린 뒤 119에 구조요청을 하였는데 소방당국은 이를 허위·장난 신고로 오인하였다고 합니다.

결국 이 여성은 며칠 뒤 한강에서 숨진 채 발견이 되었다고 하는데요, 사소한 허위 신고들이 우리 사회에 어떠한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안타까운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끝으로 왼팔을 꼬집어 오른 팔이 아프지 않음이 아니라 어디를 꼬집어도 그 아픔은 결국 ‘나의 아픔’이 된다는 것을 우리는 깊히 명심해 상생하는 공동체 사회를 만들어 가도록 함께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빤야와시로(해공)스님 / 불교마음상담실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