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선종의 중흥조이자 이후 선종의 발전에 절대적 영향을 끼친 마조도일 선사의 어록을 모아 엮었다. 이 총서의 가장 큰 특징이기도 한데, 이 <마조어록 역주> 역시 원문의 문자 하나도 소홀히 하지 않는 철저하고 꼼꼼한 번역과 주요 한문 및 한자어에 대한 풀이, 그리고 원문의 이해를 돕는 방대한 주(註)에 그 장점이 있다. 특히 원문에 버금갈 정도의 방대하고 상세한 주석은 본문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이 책의 구성을 보면, 먼저 본서의 해제 및 마조도일의 생애와 사상을 소개하고, ｢행록(行錄)｣·｢시중(示衆)｣·｢감변(勘辨)｣으로 구분해서 구성하였다. 또한 <마조어록>에서 전하지 않는, 선사와 관련된 기연어구(機緣語句)를 <경덕전등록>, <조당집>, <선문염송집> 등에서 발췌하여 ｢보유(補遺)｣라는 제목으로 구성하였다.
｢부록｣에서는 <조당집>과 <전등록>에서 소개하고 있는 선사의 어록 전체를 수록하였고, 선사의 여러 제자들 가운데 74인의 기연어구를 전하고 있는 <전등록>의 내용들을 수록하였으며, 끝으로 <사가어록>에 나오는 서(序)·인(引)·발(跋)을 모두 수록하였다.
부록은 그 자체로 하나의 어록집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방대하고 치밀한데, 이를 통해 마조의 선이 후세 선에 얼마나 크게 영향을 끼쳤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큰 특징 중 하나가 방대한 주석이라고 하였는데, 역자는 다른 선종 사서들과 일일이 대조하면서 각주에 기록함으로써 독자들이 스스로 비교할 수 있도록 제시하고 있을 뿐, 어록에 대한 역자의 해석은 일부러 넣지 않았다. 왜냐하면 올바른 번역이야말로 바로 정확한 해석이 되는 것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선어록은 여타 서적들과는 다르다. 답을 가르쳐 주는 것이 아니라 가리켜 보이는 것이기에, 더더욱 선어록은 사구(死句)를 참구하는 서적이 아닌, 활구(活句)를 참구하는 공안서(公案書)임을 명심해야 한다.
바로 이러한 의도에서 독자로 하여금 원문의 이해에 충실하도록 안배하였으며, 이를 통해 독자들이 마조선사가 가리켜 보이는 선의 종지를 직접 이해하고, 나아가 불법의 묘미를 문자를 통해 느낄 수 있기를 희망한다.
마조도일 지음, 덕우 강승욱 역주
도서출판 운주사
592쪽 / 값 28,000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