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 다음부터서는 문도들을 통해 여러 가지 종파가 분립되므로 분등선, 부촉선이라 부릅니다. 육조 혜능 스님은 중국이 배출한 제2 부처님으로 추앙받고 있습니다.

첫째는 그의 깨달음이 철저하고, 둘째는 심성이 곱기가 부처님과 같았으며, 셋째는 후배들을 가르치는 교육정신이 철저하였고, 넷째는 생사를 자유자재 하였으며, 다섯째는 그의 제자들이 다른 종단이나 단체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육조대사는 어려서 매우 가난해 누구에게 글을 배워 문자를 해득하는 능력은 없었지만 남이 읽는 글을 듣고 즉시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그의 제자들이 번성하여 5가7종을 이루었으니 말하자면 당말 송초 중국의 선종이 다섯 파로 나누어졌다가 거기서 다시 임제종에서 두 파가 갈라져 모두 7종이 되었다는 말입니다.

5가는 ① 위앙종(潙仰宗) ② 임제종(臨濟宗) ③ 조동종(曹洞宗) ④ 운문종(雲門宗) ⑤ 법안종(法眼宗) 이고, 두 파는 송대에 임제종에서 갈라진 ⑥ 청룡파와 ⑦ 양기파를 말합니다.

6조 혜능은 638년 중국 광동성 신주 백성으로 어려운 환경속에서 나무를 팔아 늙은 어머니를 봉양하고 있었습니다. 하루는 시장에 나무를 팔고 나오다가 한 여인숙에서 금강경 읽는 소리를 듣고 가슴이 열려 기주 황매현으로 찾아가 5조 홍인스님을 뵙고 방아지기로 8개월 동안 열심히 일했습니다.

한 동자가, 身是菩提樹 心如明鏡台, 時時勤拂拭, 勿使惹塵埃 라는 글을 외우는 것을 보고 그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니, “이 바보야, 이 글은 우리 절 대강사인 신수 스님께서 제6대 조사 되는 시험글이 지금 조실방 벽에 붙어 있어 학인들이 분향예배하고 있는데 그것도 모르고 있느냐 ” “그럼 나 같은 사람도 가서 볼 수 있느냐 ” “그럼, 누구나 가서 향 사루고 절하면 큰 공덕이 있다고 했어!” 라며 혜능을 데리고 벽보가 있는 곳으로 갔습니다.

“나는 글을 잘 모르니 나를 위해 누가 한번 읽어 주시오.” 그때 주위에 있던 한 스님이 읽어 주었습니다. “이 몸은 깨달은 나무요. 마음은 밝은 거울과 같다. 때때로 털고 닦아 때가 끼지 않도록 하라.”

혜능 행자가 듣고, “나도 시 한 수를 지을 것이니 글을 좀 써 주시오.”

“글자도 모르는 것이 시는 무슨 시냐 ” 하고 핀잔을 주었습니다. 이에 혜능은 기가 죽지 않고 “말은 글의 형님이니 글자는 모른다 하더라도 말은 할 수 있지 않습니까 ” 하니 한 사람이 혜능 행자가 부르는 대로 땅 바닥에 시를 썼습니다.

菩提本無樹 明鏡亦非臺, 本來無一物 何處惹塵埃 “깨달음에는 본래 나무가 없고, 마음 또한 바닥이 없다. 본래 한 물건도 없는데 어느 곳에 티끌이 앉을 수 있겠는가!”

사람들은 모두 놀라 눈이 휘둥그레지니 5조스님이 뛰어 나와, “이것도 아직 깨닫지 못한 글이다.” 하여 모든 사람들이 흩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날밤 5조스님은 방아를 찧고 있는 혜능에게 다가가 물었습니다.

“방아를 다 찧었느냐 ” “예. 방아는 다 찧었으나 아직 택미를 못했습니다.” 하니 스님께서 짚고 간 지팡이로 방아확을 세 번 내려치고 뒷짐을 지고 방으로 돌아갔습니다. 저녁이 되어 혜능이 큰스님의 뜻을 이해하고 조실 방에 이르니 앞문을 병풍으로 가리고 뒷문이 열려져 있었습니다. (계속)

활안스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