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법당이 제법 쌀쌀하게 느껴진다. 날씨가 급격하게 추워지고, 일교차가 매우 크다. 4계절이 뚜렷했던 한반도는 옛  말이 되어가고 있다. 환절기 건강관리에 있어서 가장 신경쓰이는 것 중 하나가 ‘감기’이다. 대개 기침, 콧물, 코막힘, 인후통 등의 호흡기 증상이 있으며 열이 나거나 두통, 피로감, 오한, 전신관절통증 등의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요즘 미세먼지가 극심하여 기침감기 또는 목이 아프다는 증상으로 내원하는 감기환자가 많다. 한의학에서는 감기를 차가운 기운을 비롯한 외부 환경변화로 인하여 우리몸의 방어력이 약해지면서 나타나는 질환이라고 본다. 계절별, 각 장부의 허실에 따라 증상 및 치료가 달라지지만, 기본적으로 면역력이라고 볼 수 있는 인체의 정기를 보강해주고 외부에서 침입한 나쁜 기운들을 제거해주는 치료방법을 사용한다. 

감기 초기 오한이 있을 경우, 땀을 내주고 나면 개운해지는 것을 경험해보신 분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체력이 약한 사람의 경우나 지나치게 땀을 많이 내는 경우 우리 몸의 정기의 허약을 초래할 수 있기에 신중해야할 필요가 있다. 대개 건강한 사람들은 특별한 치료 없이 3-4일만 지나면 거뜬하게 낫는다고들 한다. 하지만 감기가 1주일 이상 넘어가거나 혹은 한달이 지나도 증상이 남아있는 경우는 치료가 필요하니 간단히 넘기지 않으셨으면 한다. 적절한 습도유지도 관건인데, 가을 겨울철 차고 건조한 공기를 고려하여 가습기 사용을 적절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또한 밀폐된 실내 공기를 잘 순환시켜주는 것도 중요하고, 면역력을 떨어뜨려 감기, 천식, 비염, 기관지염 등을 일으킬 수 있는 미세먼지에도 신경을 써야하기에, 적절한 환기 및 공기청정기 사용 등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따뜻한 성질의 생강차, 계피차 및 건조한 호흡기를 촉촉하게 해줄 수 있는 오미자차, 꿀 등을 활용해보는 것도 좋다. 

또한 감기예방 혈자리로 알려져 있는 ‘대추혈’을 활용해보는 것도 감기 예방 및 치료에 도움되는 방법이다. ‘대추혈’은 고개를 숙였을 때 가장 돌출되는 뼈 바로 밑의 혈자리로 지압해주거나 핫팩이나 드라이기로 따뜻하게 해주는 방법을 활용해볼 수 있으며, 평소 추운 날씨에 목도리를 생활화하여 목뒤를 따뜻하게 보온해 주는 것이 좋다.

황지혜 / 가천대학교 한의과대학 침구의학과 조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