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고준희 양 유기 사건’은 큰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사실 아동학대는 이사건에 국한된 것만은 아니었는데, 2015년 대구에서 빵을 먹다 흘렸다는 이유로 5살 딸을 발로 차서 숨지게 한 ’친부의 아동학대치사 사건‘과 같은 해 1월 대전에서 잠버릇이 나쁘다는 이유로 친모가 생후 17개월 된 딸을 압박붕대로 감아 9시간 동안 방치해 숨지게 했던 사건등 나열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많은 사건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2013년 6,800건 정도였던 아동학대 건수는 매년 늘어 2016년에는 18,700건으로 3년만에 2배를 넘겼고, 2017년의 경우 상반기에만 10,647건 이었다고 하는데, 놀라운 것은 무려 71%가 부모의 아동학대였다는 사실입니다. 뒤를 이어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등에서 대리양육자의 학대가 15%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한편, 처벌 수위가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는 '설마 부모가 애를 죽이려고 했겠어'라는 우리의 정서 때문에 범죄의 고의성을 입증하기가 어렵고 따라서 살인죄가 아닌 아동학대치사죄, 상해치사죄 등 상대적으로 경한 법률이 적용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최근 발생한 잇단 참극에 정부는 4월부터 장기결석이나 건강검진 미실시 등 학대로 의심되는 아동을 조기에 찾아 공무원이 해당 가정을 방문하는 등 ‘위기아동 조기발견 시스템’을 가동했는데 그 실효성에 큰 기대를 걸어보고 싶습니다. ‘천지는 나와 한 뿌리요 만물은 나와 한 몸’이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남’을 해하는 것은 곧 ‘나 자신’을 해하는 것과 같다는 생각을 꼭 가져야 하며, 어린시절 우리가 바랐던 어른의 모습들을 다시금 떠올려서 ‘잊었던 우리의 동심으로 잃어가고 있는 아이들의 동심’을 꼭 지켜주어야 하겠습니다.

빤야와시로(해공) 스님 / 불교마음상담실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