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히 다친 것도 아닌데 어깨가 너무 아프다면 ‘오십견’을 떠올려볼 수 있다. 오십견은 50세의 어깨라는 뜻인데, 실제 50대에서 가장 많이 발병하고 있다. 퇴행성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니, 2016년 건강보험 빅데이터 결과에서 50대 이상의 환자가 전체의 82%인 것으로 나타났다. 어깨가 굳어서 생겼다 하여 ‘frozen shoulder (동결견)’이라고도 불리우는데, 정확한 진단명은 ‘어깨의 유착성 관절낭염’이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사용 증가로 인해 젊은 연령층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팔을 밖으로 돌릴 때 통증이 심하다거나 옷 입고 벗기, 머리빗기, 지하철 손잡이 잡기 등이 불편할 수 있으며, 야간통증으로 수면에 지장을 받으며, 아픈 어깨가 바닥에 닿으면 자지러지게 아프다고 표현들을 한다. 일단 증상이 나타났다면, 병의원에 내원하여 정확한 진단을 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대개 초기 1단계에서 통증이 증가하다가 2단계에서 통증감소와 함께 경직이 나타나며, 3단계에서 통증은 소실되고 경직만 남고, 4단계에서 경직이 풀어지면서 정상 회복되는 시기로 나눌 수 있으며, 별다른 치료를 하지 않아도 대개 1-2년 내에 회복된다고 한다. 하지만 2년이 지나도 증상이 남아있는 경우도 있을 수 있으며, 1-2년을 참으면서 기다리기에는 너무 고통스럽기에, 적절한 치료를 통해 빠른 시일내에 통증 감소 및 관절 운동범위 회복을 돕는 것이 삶의 질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
동의보감에서 ‘통즉불통, 불통즉통(通卽不痛, 不通卽痛)’이라 하여, 인체의 순환체계가 원활하면 아프지 않을 것이며, 순조롭지 않으면 통증이 생긴다고 하였다. 오십견의 한의학적 치료로는 경락의 소통이 잘 되도록 침, 뜸, 봉약침 및 약침요법, 한방물리요법, 도인법 등을 활용하고 있으며, 기혈을 보충해주면서 관절을 따뜻하게 해주어 순환이 잘 될 수 있도록 한약처방을 함께 활용한다.
사람은 動物(동물)이기에, 올바르게 움직여야 건강하다. 움직이지 않고, 쓰지 않으면 우리 몸은 굳어지고 약해질 수 밖에 없다. 굳어진 관절을 풀어주기 위한 운동치료가 중요한데, 병원에서 뿐 아니라 가정에서도 항상 어깨를 따뜻하게 해주고 어깨를 여러 방향으로 운동시켜주면서 운동범위를 점차 늘려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관절의 운동범위가 회복되었더라도, 꾸준히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 다만, 타인의 힘을 빌려서 너무 무리하게 움직이다보면 조직손상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조금씩 점차적으로 자가운동을 해주는 것이 좋겠다.
예방 또한 마찬가지이다. 장시간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작업을 하는 등의 관절이 굳어지게 하는 생활습관을 피하고 수시로 적절한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으며, 특별히 외상으로 인한 염증소견이 없다면 어깨주변 근육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서 어깨를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다만 정확한 진단 없이 오십견으로 잘못 알고 온찜질 및 운동을 하면 어깨 손상 및 염증을 악화시킬 수 있기에, 증상 발생시 우선 병의원에 내원하여 상담을 받길 권한다.
황지혜 / 가천대학교 한의과대학 침구의학과 조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