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일을 당하면 숨이 막힌다. 압박을 하면 숨쉬기가 힘들다. 크게 놀라면 호흡이 가빠진다. 불한당을 만나면 말을 못할 정도로 숨을 쉴 수가 없다. 아침 해를 고요히 바라본 느낌으로 세상 일을 대하고 싶지만, 중생들이 몸 담고 있는 고해(苦海)는 하루에도 몇 번씩 몸을 들었다 놨다, 밀었다 당긴다.
명상을 한다. 평정심을 찾고자 호흡을 정제한다. 평화를 느껴 보고자 조용한 방에서 묵상을 한다. 천천히 ‘호’ 하고 또 천천히 ‘흡’ 한다. 머리 속 잡념을 버릴려고 딱 하나만 생각하거나 마음 속에 부처를 모시려고 한다. 그조차도 힘들게 되면 곡기를 끊어 음식을 이용해 보기도 한다.

사점(Dead Point)은 여러 분야에서 쓰는 용어이다. 일반인들은 마라톤 등 운동 영역에서 흔히 쓰고 있다. 등산이나 마라톤 같은 유산소 운동에서 몸 전체가 한계라고 느껴 활동을 그만두고 싶은 욕망이 온 몸에 가득해 진다. 학문적 관점의 사점과 달리 심리적 관점에서 사점은 극복 대상이다.
마라톤 등 운동을 해 본 경험에 따르면 사점은 준비 운동으로 높일 수 있다. 가벼운 체조부터 1~2분 정도 하는 조깅이면 신체가 활동을 하여 숨 차는 수준 즉 사점이 평상시보다 높게 된다. 물론 이게 운동 전에 준비 운동을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점을 높인 상태에서는 몸이 힘들거나 숨이 가빠지는 단계가 천천히 온다.

명상을 하는 목적은 앞서 언급하였다. 그런데 명상을 통해서 사점을 조절할 수 있을까  당연히 명상을 통해서 사점을 조절할 수 있다. 불한당이 우리를 겁박한다고 굴복할 수 있겠는가. 불한당이 바로 사점인데, 그 사점을 넘어야 한다. 생체학적으로 보자면 명상과 사점은 상호 연관관계를 찾기가 어려울 수 있다. 호흡을 아무리 열심히 해도 격한 운동을 하여 몸에서 산소가 많이 필요하면 급하게 숨을 들이고 내쉬기 마련이다.
그래서 사점은 내 의지를 시험하는 마음 속 방아쇠 같다. 당길 것인가 아니면 그대로 둘 것인가. 그리고 명상은 사점을 묶어두는 안전 장치이다. 섯부른 명상은 매우 엉성한 안전 장치가 된다. 제대로 명상을 하면 사점을 통제하는 안전 장치가 굳건해 진다.
부처님께서 출가하시어 고행을 하고 명상을 했건만 깨달음은 찾을 수가 없었다. 사점을 몰라서 그랬겠지만 그보다는 사점을 넘기는 명상을 못했기 때문이리라. 만약 부처님께서 진정한 스승을 만나서 제대로 명상을 했다면 더 빨리 깨달으셨을 것이다. 들이고 내쉬는 동작으로는 명상을 완성할 수 없다. 왜 들숨 날숨을 하는지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서 무엇을 얻으려고 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평정심이다. 그리고 부동심이다. 악한이 나를 도발하여 심폐 기능을 자극하고 솜털을 일으키는 상황이 와도 들숨과 날숨 서너 번으로 온 몸을 평상시와 같이 만들어야 한다. 부동심을 만들지 못하는 명상은 명상이 아니다. 가짜 명상은 들숨날숨만 반복하면서 정작 핵심은 놓치고 시간만 낭비한다.
현세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사점과 싸우고 이기려고 한다. 해탈은 멀고도 험하다. 사점을 넘기는 명상은 해탈로 가는 지름길일 수 있다. 숨이 턱에 오르고 온 몸은 고통으로 신음할 때는 이미 늦다.
사점을 넘기고 해탈 경지로 가려면 부지런히 명상을 통해서 호흡을 정제해야 한다. 사점에 들었을 때가 기회다. 사점도 내 몸 속 일이고 해탈도 내 몸 속 사건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내 몸이 자유를 얻고 내 마음이 평온과 고요함을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