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은 과일을 던지고, 호출벨을 24시간 착용해야 했으며, 텃밭을 관리하고, 골프공을 주워야 했다.’ 지난해 육군 장성 부부가 공관병들에게 한 ‘갑질’이 폭로되어 우리사회를 떠들썩 하게 하였습니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당시 확인된 갑질 피해 병사만 33명이었다고 하는데요 피해 내용 또한 갖은 모욕적 언사에서부터 종교가 다른 병사들을 교회로 데려가고, 군대에서 휴가 나온 장성 아들의 식사와 세탁을 해야하는 등 비인격적이고 충격적인 것들이었습니다.

이에 앞서 2014년에 있었던 항공회사 부사장에 의한 ‘여객기 회항 사건’은 한국의 대표적인 ‘갑질 사례’로 선례를 남겼을 뿐만 아니라 '사상 초유의 갑질'이라는 해외의 비난까지 동시에 받아야만 했습니다. 최근에는 국내 한 IT업계 회장의 전 직원에 대한 충격적인 폭행 영상이 공개되면서 IT업계에 만연해 있는 갑질이 잇따라 폭로되기 시작했는데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한 언론사 대표이사 전무의 초등학생 딸이 운전기사에게 수개월간 모욕적인 막말을 한 사실이 공개되면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해당 언론사의 사죄와 함께 재벌 갑질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요구하는 내용이 잇따라 게시되는 등 시민사회의 공분을 크게 사고 있습니다.
이 처럼 수많은 갑질이 한국사회에 깊숙이 자리잡게 된 근본적 이유에 대해서는 한국어만의 독특한 ‘높힘말’과 조선시대의 ‘유교문화 내지 양반문화’ 그리고 과거 정치적 과도기와 분단현실에서 비롯된 ‘병영문화’가 주된 이유라고 분석되고 있습니다.

한편 종교계내의 갑질 또한 최근 적지 않은 비난에 곤욕을 치루는 경우가 있는데요 불교계의 경우 번뇌와 욕망으로써 수행의 척도를 가늠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세속의 나이와 불가에 입문한 햇수를 통해, 그리고 재가자와 출가자라고 하는 차별적 신분을 통해 우열의 관념을 만들고  때로는 하대를 합리화 내지 당연시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반드시 되집어 볼 대목입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2600년전 ‘모든 중생에게는 부처의 성품이 있다’고 하여 절대적 평등을 인류에 공언한 위대한 스승 샤카무니, 그는 마음의 발견을 통해 인간의 주체성과 존엄성 회복이라는 훌륭한 비전을 우리에게 남겨 놓았습니다. 

이를 토대로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중생의 삶 속에 불교는 어디쯤 있는지를 냉철하게 성찰해야 하며 더불어 그들의 삶에 구체적 해법을 반드시 제시해 주어야 한다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끝으로 ‘갑질문화’라는 시대착오적인 문제에 당하여 ‘마음과 부처와 중생, 이 셋은 차별이 없다.’라는 <화엄경>의 구절을 한번 남겨 볼까 합니다.

빤야와시로(해공) 스님 / 불교마음상담실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