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기해년 이른바 황금돼지해가 밝았다. 예로부터 복을 주는 존재인 돼지가 주관하는 해이니만큼 기대 또한 크다고 하겠다. 그러나 그 기대와 달리 2019년은 그리 밝지가 않다. 잠시나마 위협 원인들을 살펴 보도록 하자.

첫째는 전반적인 경기 불황이다. 전세계적으로 특별한 호재가 없다. 한국의 경우 1970년대 중동 건설, 1980년대 일본의 엔저와 미국의 호황으로 수출 호황 및 아파트 건설 경지, 1990년대 반도체, 2000년대 벤처와 휴대폰 산업 등의 호재가 세계적인 경기 변동과 무관하게 한국을 잘 이끌어 주었다. 그런데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한국은 반짝했던 조선산업이 불황에 빠지면서 특별히 호재가 없었다. 2019년에도 마찬가지로 전반적인 경기 불황을 극복할 산업 수준의 호재가 없다.

전세계적으로 특별한 호재 없고
인구 감소따라 내수 구매력 약화
 
한반도 둘러싼 강대국들의
정치 역학적 이해관계도
어떤 영향 미칠지 예측 어려워

둘째는 내부적인 요인인데, 자연적인 인구 감소로 인한 내수 구매력의 약화이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운영하는 교육통계 연구센터(http://cesi.kedi.re.kr/)의 자료에 따르면 2016년에서 2018년까지 매년 전체 고등학생 숫자가 10만명씩 줄고 있다. 2016년에는 170여 만명인 고등학생 숫자가 2017년에는 160여 만명이고 2018년에는 150여 만명이다. 산수만 할 수 있어도 이 상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 2018년 및 그 이전까지 고교 1, 2, 3학년 숫자는 대략 각 학년당 50여 만명을 유지하였다. 그런데 2019년이 되면 그 숫자도 깨질 수 있다. 매년 10만명씩 사회를 유지할 인구가 줄어 들고 있는데 2019년이 되면 그나마 그 전까지 유지되던 한 해 배출 인력 50만명 경계가 부서질 것이다.

셋째는 국제 정치적 요인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환경이 녹록하지가 않다. 새 정부가 출범하고서 사력을 다하고 있지만 한반도 평화는 주변국들의 이해 관계가 너무도 예리하게 충돌하고 있어 어떤 방향으로 어느 정도 규모로 튈지 모른다.중국은 경제 규모로는 강대국이 되었지만 내부적인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어 2019년에 중국 내 문제가 중국 외교를 발목잡을 수도 있다. 사실상 장기 집권을 진행하고 있는 시진핑이 2017년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로 제압을 한 후 2018년 안정화를 했다고 평가를 하지만 2018년 미국과 중국의 외교 및 무역 전쟁을 보면 아직까지는 전망이 밝다고 할 수 없다.

아베 총리가 장기 집권하고 있는 일본은 이미 언급한 고령화 요인에서 좀 더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외교야 어떻게든 풀 수 있겠지만 일본은 이미 한국보다 더 심각하게 20대 경제 활동 인구가 줄고 있는 상황이다. 내부적 요인으로 일본 경제가 안 좋아지면 그 영향 또한 한국에 크게 미친다. 푸틴이 장기 집권하고 있는 러시아 역시 유가 하락세가 지속되면 내부적 갈등 요인이 국제적으로 표출 될 수도 있다.무엇보다 가장 큰 요인은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이다. 북미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고 아직까지는 집권 3년차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러시아 스캔들과 내부 인선 그리고 재선 문제가 걸렸으니 이게 한국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지는 예측이 어렵다.

영국의 경제학자 토마스 멜더스는 경제학자로 “인구론”을 주장했는데, 식량의 산술급수 증가가 인구의 기하급수 증가를 감당하지 못한다 하여 1970년대와 1980년대 한국의 인구 정책에 매우 큰 영향을 미쳤다. 멜더스의 인구론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 혁명 시대에 경제가 성장하면서 동시에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시골 인구가 런던으로 대거 이동하던 시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멜더스 입장에서는 인구가 언제까지나 증가할 것이라는 가정을 두고 연구를 했으니 약 200년이 지난 지금, 인구가 증가하지 못하고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는 다른 대안을 논의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2019년 경제 전망은 다음과 같은 관점에서 봐야 할 것이다. 첫째, 정부가 인구 증가 시대에 맞춘 사회 체계와 산업 체계가 인구 감소 시대에 맞게 정책을 변화 적용할 수 있는가. 둘째, 개인과 사회가 적정 인구 혹은 감소 인구에 맞게 변할 수 있는가. 셋째, 사회 각 구성원이 각자 위치에서 변화를 수용할 단계까지 갈 수 있는 자원을 가지고 있는가. 앞서 말한 외부 및 내부 요인은 비단 한국 뿐만 아니라 대다수 선진국들이 직면하고 있는 과제이다. 심지어 경제적으로 호황을 누렸던 중국조차도 이제는 인구 증가를 통해 대국으로서 역할을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관점을 위와 같이 바꾸면 2019년 기해년 경제전망은 어떻게 바뀔까. 일단 정부가 경제정책 방향을 어떤 식으로 유지하느냐가 중요한데, 2017년과 2018년이 “소득 주도 성장”을 표방했다면 2019년에는 “투자”로 정했다. ( 정부 정책 방향 : http://www.moef.go.kr.) 이 부분은 매우 중요하다. SOC 투자와 아울러 사회 안전망 구성도 신경쓰겠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서 정부도 인구 변화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그에 대해 대처해 가겠다는 계획이다.
우리 사회 전반은 어떠한가  사실 이미 6~7년 전부터 길거리에는 “임대 공고”가 건물에 흔하게 나타났다. 이미 사회는 인구 감소 현상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개개인들이 소득과 지출에 신경을 쓰고 대출과 저축을 조절하면서 경기 변화에 대처하고 있듯이 사회는 수요와 공급에 따라서 경기 변화를 따르고 있는 것이다.

한때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 하여 건물주가 꿈인 청년들이 많았지만 건물주가 과연 조물주 위인지는 건물주들이 절대 아니라고 부인할 것이다. 경제 성장 시기에는 건물이 부족하고 사무실이 부족하여 “공실”은 존재하지도 않았는데, 인구 조정기인 지금은 공실이 생기면 건물주도 치명적이 된다. 비단 건물주 뿐이 아니다. 길거리 자영업자들, 중소기업체들과 대기업들이 변화에 대비를 하고 있다. 창업과 폐업을 통해서 산업이 구조조정되고 정부는 충격을 최소화하여 피해를 줄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2019년 정부의
경제정책방향은 ‘투자’

개인과 사회, 국가가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그 다음 10년을 좌우

문제는 개인이다. 소득과 관계없이 이런 경제 조정 및 변화기에는 개개인이 살기가 어렵다. 물론 이런 조정기에 투자를 잘해서 돈을 버는 개인들도 많지만 대다수는 궁핍과 어려움에 고통을 겪는다. 개인이 최선을 다해서 대응해도 경제 변화는 그 규모가 워낙 엄청나기 때문에 쉽지가 않다.
19세기 영국은 멜더스라는 경제학자도 배출했지만 찰스 다윈이라는 진화론자도 배출했다. 찰스 다윈의 진화론은 자연선택과 적자생존으로 요약할 수 있다. 진화를 꼭 “발전”이라고 해석할 필요가 없다. 자연선택과 적자생존은 “약육강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변화에 적응하여 살아 남은 자가 “적자”가 되고 자연선택된 상태로 생존하는 것이다. 경제학은 인간 분야 중에서 경제 분야만 집중한 학문이다. 생물학적으로 들여다본 인간 영역을 넘어설 수 없다.

사실 인구 증가나 인구 감소를 “문제”로 인식할 필요가 없다. 자연스러운 현상일 뿐이다. 인위적으로 인구를 조절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무모했다. 인구 변화와 관계없이 적자생존 및 자연선택 법칙은 계속 적용된다. 소비를 줄이고 투자를 늘이자는 단순한 대책은 20세기에나 버리고 와야 할 것이다. 인구론을 잘못 적용하여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는 표어로 인구 절벽을 겪은 대한민국은 매년 아슬아슬 절벽을 걷고 있다.
“고교 졸업자 50만 시대”를 마감하고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는 2019년에 개인과 사회, 그리고 국가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서 그 다음 10년을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기해년 한 해, 우리는 돼지가 주는 복을 받아 변신을 해야 할 시점이 되었다.

(주)한메소프트 대표 손 은 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