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원상명상에 대하여 깨닫고 꿰뚫었다면 이제는 사유원리에 집중하여 명상하여야 한다. 즉 자기 자신을 성찰하여 청정한 계행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어떤 사유를 깨달아야 하는 것이며 또 그것을 어떻게 꿰뚫어야 하는가를 알아차리지 않으면 안 된다.등각경 사유품에서 붓다는 “(2절) 어떠한 착하고 건전한 것이라도 사유를 최우선으로 하느니라.

왜냐하면 그것들 가운데 사유가 먼저 일어나고 행동은 나중에 일어나기 때문이다.”라는 가르침으로 자기 자신을 알기 위해서는 반드시 생각의 내면을 가장 먼저 들여다보아야 함을 말씀하고 계시다. 즉 팔정도 중에서 정사유를 가장 먼저 실천하고 완성해야 함을 말씀하시는 것이다. 특히 다양한 사유 중에서도 “(3절)‥‥‥욕망을 여윈 사유를 하고 분노를 여윈 사유를 하고 어리석음을 여윈 사유를 하면 이것을 올바른 사유라고 하느니라.”라며 무엇을 어떻게 하는 것이 올바른 사유를 실천하는 것인지 명료하게 제시하고 계시다.

이러한 가르침의 토대를 살펴보면 올바른 사유를 위해서는 중생의 생각 속에 존재하는 모든 업보의 근원, 즉 탐(貪). 진(瞋). 치(痴). 삼독(三毒)으로부터 벗어나야 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삼독은 십이연기의 시작점인 무명(無明)의 근본이자 윤회의 씨앗이기 때문이다.어느 날 한 납자가 와서 묻기를 “태어나기 이전의 나는 무엇입니까 ”라고 하였다. 그래서 나는 “무명이다”라고 말하였고 그 납자는 재차 똑 같은 질문을 하였으나 나는 같은 대답을 하였지만 그는 이해하지 못하였다.

예측컨대 아마도 그 납자는 “부모미생전(父母未生前)”이란 화두수행 중이었지 않나 싶다. 그리고 그 뜻을 잘 못 헤아리고 있는 듯하다. 부모미생전의 화두는 중생 안에 갖고 있는 불성을 깨우치라는 가르침인데 겉에 드러난 문자를 그대로 해석하였던 것 같다. <원각경>에 이르기를 “광석을 용광로 속에 넣어 제련해서 금을 추출해 내는데 이 금은 다시는 광석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라고 하셨고, <능엄경>에서는 “나무를 태우면 재가 되는데 그 재는 다시 나무가 되지 않는다.”라는 가르침으로 “본래면목인 내 안의 불성을 찾아 붓다에 이르면 다시는 중생으로 되돌아가지 않는다.”는 진리를 말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수행자들은 진리를 잘 못 이해하고 말마디와 맥락을 잘 못 파악하여 그 납자처럼 “태어나기 이전에 내가 부처였다”고 어리석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붓다는 등각경 사유품 가르침에서 “(18절)‥‥‥탐욕이 더럽히는 것이고 성냄이 비린내이고 어리석음이 파리이니라. (19절)그러므로 자신을 더럽혀 비린내에 젖게 하지도 말고 ‥‥‥파리들이 좇게 하지도 말라.”라고 하시면서 (21절)에서 “만족으로 탐욕을 벗어나고 이해함으로 분노를 벗어나고 보시로 인색을 벗어나고 지혜로 어리석음을 벗어나고 진실로 거짓을 벗어나야 하느니라.”라는 가르침으로 탐 진 치 삼독을 벗어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와 같이 우리들에게는 탐 진 치가 독이고 비린내이고 파리임을 명료히 알아차려서 생각을 청정히 한다면 인간의 성품을 뛰어넘는 고귀한 앎과 봄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니, 우리 모두 올바른 사유를 완성하여 물에 물들지 않는 연꽃이 되기를 희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