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념은 자비와도 일맥상통하는 내용입니다. 첫째로는 내가 갈등 속에 있고 내가 번뇌롭고 내가 힘드니까 상대를 바라볼 여유가 없습니다. 마음이 가난하다, 이 말은 무엇입니까. 자기 자신조차 바라볼 여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자신도 모르게 하등한 근기로 떨어지는 것입니다. 마지막은 정정(正定)입니다. 정정은 바른 선정입니다.

바른 선정은 앞에서 얘기했듯이 도거의 반대입니다. 업은 본래 우리를 날뛰게 되어있습니다. 구정물이 일어나듯, 탁한 물이 일어나듯이 우리를 고요하게 놔두지 않습니다. 이리저리 날뛰게 합니다. 고요한 내면에. 우리가 좌정(坐定)할 때 좌정은 무엇입니까, 자신의 내면의 세계를 고요히 바라보게 하는 수행법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바깥 경계에 자꾸 치닫다 보니까 정(定)에 들기가 힘듭니다. 내면의 세계가 공적하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이러한 업의 견해나 업이 일어나는 것을 가능하면 줄이고 해탈하는 경계를, 우리가 무생(無生)이라는 단어를 많이 씁니다. 무생(無生)에 대하여 <화엄경>에서 보현보살이 부처님께 여쭙니다. “내가 지난 수많은 겁 동안에 보살행을 해 왔는데 부처님, 언제까지 해야 합니까 ” 하니까 , 부처님께서 ”중생의 업이 다 할 때가지 해라.” 하셨습니다.

중생의 업은 일어난 바가 없기 때문에 멸할 바가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흔히 업장소멸이란 단어를 쓰는것 보다 업장자재(業藏自在)가 맞지 않느냐 ~저는 이렇게 봅니다. 쉽게 말해서 업이 일어나는 경계는 자연스러울 것이다. 마음이 존재하는 이상, 거기에 의지하지 않는 무의자재가 앞으로 대단히 중요한 수행의 관점이 될거라 봅니다. 업은 일어나나 거기 일어나는 경계에 끄달려 가지않고, 거기에 춤추지 않고 또한 거기에 반복적인 행을 하지 않는 것, 무생의 단어를 보면 업은 일어남이 없으니까 멸할 바가 없다고 보는것입니다.

중생의 업은 무진합니다.......보현보살의 물음과 부처님의 답변처럼, 무진하기 때문에 흐릅니다. 흐르고 항상 순환하고 법계가 연기 속에서 흐르니까 그 속에서 뭐라고 할 만한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청정합니다. 단지 우리가 분별을 일으키는 분별상의 경계 속에서 탁함이 있고 또한, 병의 고통이 있고 고통의 근원이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