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저림 증상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나타날 수 있기에, 다양한 질환에 대한 몇가지 예를 들어보고자 한다.

우선 손과 손목 부분 위주로 저린 증상이 있으면서, 집안일이나 컴퓨터 작업 등으로 손목을 많이 사용하는 주부들이나 직장인들이라면, 손 부분의 누적된 피로로 인해 손으로 연결되는 신경이 눌리면서 팔까지 아프고 저린 ‘손목터널증후군’을 떠올려 볼 수 있다. 

차가운 공기에 노출되거나 찬 물에 손발을 넣고 있을 때 손가락이나 발가락의 색깔이 변하고 저림이 더 심해지는 증상을 보인다면, ‘레이노증후군’을 떠올려 볼 수 있다. 이는 류마티스관절염이나 루프스와 같은 자가면역질환, 동맥폐쇄질환 등의 질환으로 인한 이차성 레이노증후군인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목이 뻐근하면서 손이 저리거나, 허리가 아프면서 발이 저리고 아플 경우, 경추 혹은 요추 관련 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청년층의 경우 척추뼈 사이의 디스크가 돌출되는 추간판탈출증일 가능성이 높으며, 중장년층의 경우 퇴행성 변화로 인한 협착증일 가능성이 높다. 

손발 뿐 아니라 대개 반신에 마비나 저림이 있다거나 얼굴쪽 감각이상도 함께 있다거나 혹은 다른 신경학적 이상 (언어장애, 의식저하 등)이 같이 발생한다면 중풍을 비롯한 뇌 손상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이 경우는 빠른 시간내에 병원에 가서 검사 및 치료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당뇨병이나 만성신부전 등의 합병증으로 혹은 약물의 부작용으로 인해 말초신경병증이 올 수 있는데, 증상은 대개 손끝이나 발끝에서 시작해서 팔꿈치나 발목/무릎 쪽으로 퍼져나간다. 당뇨병, 만성신부전 등의 병력이 있거나 복용중인 약물이 있을 경우, 수족냉증이 있으면서 손발 저림이나 감각이 무딘 느낌 등이 동반된다면 의심해볼 수 있다. 

위의 예들을 비롯하여 다양한 질환으로 인하여 손발저림이 발생할 수 있고, 초기에 질병을 발견하는 것이 치료 및 예후에 좋기 때문에, 초기치료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증상을 주의해서 볼 필요가 있다. 따라서 병·의원에 내원하여 질환에 대한 감별 후 본인에게 맞는 치료를 받아야 할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비증(痺證)’의 범주로 보며, 변증을 하여 그에 맞게 침, 뜸, 부항, 한약, 물리치료, 약침 등의 방법을 적절하게 활용한다. 급성기에는 기혈 흐름을 방해하는 원인 제거를 위주로, 만성기에는 기혈을 보하는 방법을 위주로 하여 기혈 순환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치료를 한다. 
만병의 근원인 스트레스는 손발저림의 원인이기도 하다. 외적인 충격, 불안증이나 지나친 건강염려증 등의 스트레스로 인하여 기혈순환이 방
해되는 것이다. 

백세인 연구에서 낙관적이며 오늘일을 내일로 미루면서 스트레스 안받고 둔감한 성격이 보고된 바 있다.  느긋하게 낙관적으로 건강한 마음을 가지도록 하면 좋을 듯 하다. 


황지혜 가천대 한의과대학 침구의학과 조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