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새해가 시작되면 관공서, 사회단체 등 거의 모든 조직화된 단체에서는 업무 시작을 알리는 ‘시무식’을 진행한다. 업무라는 것이 연속성에 기반하기 때문에 시작과 끝이 없는 것이지만 새해 업무를 시작한다는 의미로 시무식을 갖는 것이다. 우리 불교계도 종단이나, 단체, 사찰 등에서 관련자가 함께하는 ‘신년하례’ 법회를 봉행한다. 신년하례는 ‘새해를 맞이해 서로 축하하여 예를 차리는 모임’으로 그 의미가 남다르다 할 수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각 종단이나 단체별로 신년하례 법회를 봉행하느라 분주하다. 규모가 큰 종단이나 단체는 그 규모에 따라 참석 인원도 많고 행사 순서도 여법하게 정해져 진행된다. 부처님께 예를 올리는 것을 시작으로 회원 간의 인사와 주요 대표자들의 인사 순서로 진행되고, 다과나 식사 순으로 진행되는 것이 보통이다.

이런 일정 규모의 단체는 별도의 정례회의나 신년 기자회견도 마련하여 새해 추진 업무를 밝히며 상호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해 대외 소통과 협력을 이끌어 간다. 이에 반해 소규모의 종단이나 단체는 그렇게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일단 참석 인원이 적어 그야말로 중요 임원진만 참석하는 조촐한 친목행사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신년하례는 규모의 크고 작음을 떠나 새해의 첫 행사라는 것에 그 중요성이 있다. 작은 규모일수록 그 대표자는 이 첫 행사를 잘 기획해야 한다. 소규모 종단이나 단체의 신년하례에서 가장 아쉬운 점을 든다면 ‘일방적인 하달식 계획 발표’디다. 소통을 우선으로 한다면 일방적 발표가 아닌 그 계획에 대한 질의응답을 통해 확정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래야 소규모의 구성원이라도 소속감 있는 공식 행사로 여겨 소외감을 갖지 않고 자부심을 갖는다.

작은 규모일수록 스스로 위엄을 자긍심을 고취시켜야 하기에 이런 소속감은 필수적이다. 그리고 시간을 할애해서라도 각 회원의 노고를 격려하고 애로점을 경청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작은 규모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 고려할 사항들이 있겠지만 최우선되어야 할 것은 소통을 통한 공동체 의식 공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