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는 예전에 피었던 장미나 더 아름다웠던 장미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다른 집 창가에 핀 장미를 부러워 하지도 않는다.
장미는 장미다. 더하고 뺄 것 없이 장미 자체로 이미 기적이다.
우리 자신도 마찬가지다.
여러 이름과 직책과 역할을 갖고 살아가지만 그 가운데에는 변하지 않는 “그것”이 존재한다. 내가 어떤 일을 하고 어떻게 평가를 받든 “그것”은 “그것”이다.
“그것”은 내가 그 무엇도 더하거나 뺄 수가 없다. 겉모습은 달라져도 “그것”은 변하지 않는다. 사실은 “그것”이 주인이다.
“그것”으로 하여금 내 몸과 마음의 주인 노릇을 하도록 다른 모든 이름들과 겉모습들은 자리를 비켜 주어야 한다.
<글 : 유영일 / 번역가‧수필가>
 이현원 기자(bultop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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