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이 생동하는 봄이 왔지만, 피부에는 마냥 좋다고 할 수 없는 계절이다. 황사현상도 심해지고 꽃가루도 날리며 건조한 봄바람을 바로 대면해야 하기에, 우리 피부는 겨울과 마찬가지로 큰 자극을 받게 될 수 있고, 이를 잘못 케어하면 쉽게 건조해지고 피부탄력이 떨어지며 심할 경우 각종 트러블로 고생할 수도 있다. 또한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재채기, 콧물 등의 증상과 함께 눈이 가렵고 피부에 발진이 돋기도 한다.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요즘은 특히나 청결에 더 신경써야 한다. 울에 닫혀있던 땀샘과 피지선이 봄철 왕성한 활동으로 다량의 땀과 피지가 분비되어 여드름이 빈번히 발생하기도 한다.

외출 후 반드시 옷을 깨끗이 털고 세안을 꼼꼼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안은 비누나 클렌징제품을 이용하고, 모공 속 노폐물 제거를 위해 딥클렌징도 종종 해주는 것이 좋다. 뜨거운 물로만 세안을 하면 피부노화가 촉진될 수 있기에 미지근한 물로 세안하는 것이 좋고, 세안 후 즉시 보습제품을 충분히 발라주어 각질층의 수분의 증발을 막아주어야 한다. 다만 피부건조 증상이 심한 경우, 비누사용 및 잦은 목욕을 피하는 것이 좋고  때수건을 사용하는 것은 좋지 않으며 간단한 샤워 정도를 하는 것이 피부건강에는 더 좋을 듯 하다.

일조량이 급증하는 봄철에는 나들이 등 외출의 기회가 많으므로 피부노화의 최대 주범인 자외선을 조심해야 한다. 자외선은 피부화상, 색소 침착, 피부주름 및 피부노화를 촉진시키기에,  외출시 썬글라스, 모자, 양산 등을 사용하고 UVA와 UVB가 모두 차단되는 자외선차단제를 바르는 것이 좋겠다.

한의학에서는 ‘폐주피모(肺主皮毛)’라고 하여 폐가 피부와 모발을 주관한다고 보고, 작은 호흡기인 피부가 큰 호흡기인 폐의 명령을 따른다고 보았으며, 폐를 깨끗이 하면 피부에 쌓인 독소와 노폐물 배출이 원활해져 피부도 건강해지고 면역력도 증진될 수 있다고 보았다. 폐 뿐만 아니라 피부는 몸의 상태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기후변화가 심하다거나 혈액순환이 잘되지 않거나 과도한 흥분, 스트레스, 불안, 초조 등의 심리적 요인이 있다거나 소화기 쪽 문제로 영양의 균형을 잃었을 때도 피부는 윤기를 잃고 거칠어질 수 있다.

따라서 평소 물을 많이 마시고 균형있는 영양을 섭취하는 것, 즐거운 마음을 갖고 규칙적 생활을 하는 것, 가능하면 10시 정도에 취침하여 7시간 이상 충분한 숙면을 취하는 것 등의 올바른 생활습관과 함께 튼튼한 폐기능을 갖추는 것에도 신경쓰는 것이 좋다.

생활습관으로 잘 관리되지 않는다거나 좀더 집중적으로 관리를 해보고자 할 경우, 한방의료기관에서 본인에 맞는 처방 및 침구치료를 받아보는 것도 좋다. 봄철 피부가 자꾸 처지고 탄력을 잃는다면 얼굴쪽 혈액순환 개선 및 탄력 증진 효과가 있는 한방 안면미용침요법을 활용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황 지 혜
가천대 한의과대학 / 침구의학과 조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