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종인 법안종의 제5대 조사이자 정토종의 제6조인 영명연수(永明延壽:904~975년)대사는 ‘아미타불의 화신’이라 불릴 정도로 대승불교권에서 존중 받는 고승이다. 한국에서는 성철 스님이 가장 존중한 선지식이다. 우리선원 원장인 도영 스님(능인대학원대 명상심리학과 교수)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번역 및 해설이 추가된 영명대사의 『유심결 강술』을 펴냈다.



연수대사의 『유심결(唯心訣)』 1권은 5천여 자로 되어있는데, 주제는 명확하고, 문자는 화려하며, 연수대사께서 증득한 견지(見地)를 집중적으로 표현한 대표적인 단편으로 선종 법안종 철학의 “도덕경(五千文)”이라 할 만하다.

연수대사는 법안종의 창시자인 청량문익(淸凉文益, 885~958년)의 삼계유심(三界唯心) 사상을 계승하고, 화엄종 철학을 흡수하여 종(宗)‧교(敎) 일치를 강조하면서 교로 말미암아 종으로 들어가고 교로써 종을 인가할 것을 강조하였다. 그 견지(見地)는 ‘일심(一心)’을 종요로 삼는다. 연수대사는 여러 대덕을 통솔하여 1백 권의 대작인 『종경록(宗鏡錄)』을 편집하였는데, 『서문』에서 이 책의 주제인 “일심을 들어 종으로 삼아 만법을 거울처럼 비춘다(擧一心爲宗 照萬法如鏡)”는 종지를 명확하게 밝히고, 마음을 종으로 삼고, 마음을 체로 삼아 “청정법계는 곧 진여묘심이다”, “일체제법은 바로 자성이다.” 하였다.

『종경록』 4권에 이르길, “이 식(識)과 이 마음은 오직 존귀하고 오직 수승하다. 이 식이란 시방제불의 소증(所證)이고, 이 마음이란 일대시교의 소전(所詮)이며, 오직 존귀하다 함은 교리행과(敎理行果)의 소귀(所歸)이고, 오직 수승하다 함은 신해증입(信解證入)의 소취(所趣)이다.” 라고 하였다.

『유심결』의 대상인 유의 ‘심’은 화엄종의 원교 ‘일심’ 및 선종에서 말하는 불심‧본심‧자성‧‘즉심즉불(卽心卽佛)’에 담긴 마음의 융합이다. 그 문장 중에서 이 마음은 불타께서 설법하고 가르침을 드리운 출발점과 불법의 지귀(旨歸)‧종요(宗要) 전부라고 강조하고, 원교의 ‘법인(法印)’이라고 강조하며, 나아가 이 법인을 저울로 삼아 일백이십 가지 ‘삿된 종지의 견해(邪宗見解)’를 판별하였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불교의 근본 화두인 ‘마음’의 이치를 깨달아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의 도리 그대로 대자유인의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영명연수 지음, 도영 스님 편역
비움과 소통
282쪽 / 값 1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