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산하 국립문화재연구소에 따르면 익산 미륵사 절터의 석탑 이른바 익산 미륵사지 석탑이 20년에 걸친 수리를 마치고 현재 일반에 공개중이다. 전라북도 익산은 그 옛날 백제의 영향으로 불교 관련 문화재가 많은 곳이다. 특히 미륵사는 백제의 전성기였던 무왕 시절 사택왕후의 발원으로 창건되었다고 한다. 이 미륵사에 있는 석탑이 국보 제 11호인 미륵사지 석탑이다.

신라의 석탑이 다보탑과 석가탑이라면 백제의 석탑은 단연코 미륵사지 석탑이다. 굳이 표현을 하자면 화려한 다보탑과 수수한 석가탑 그리고 유려한 미륵사지 석탑이라고 할 수 있다. 불교가 전성했던 삼국시대에 장인들이 석가모니의 대자대비한 마음을 사바세계에 보여주고자 하였으니 그 정성에 우리만 감동한게 아니다. 2015년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백제역사유적지구 중 익산의 미륵사지를 세계유산으로 등재할 정도이다.
그런데 우리가 하나 살펴야 할 것이다. “문화재”란 무엇인가  문화재(文化財)란 문화의 산물이다. 우리가 “문화재”라고 일컫는 산물들은 주로 우리 선조들이 이런저런 활동을 통해서 만든 것으로 현재 남아 있어야 한다. 익산의 미륵사도 전란과 자연재해에 희생되지 않았다면 온전히 문화재가 되어 우리 후손들이 자랑스러워할 과거가 되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현재 삶은 문화재가 될 수 있는가 ” 사실 이 부분은 이집트나 그리스를 봐야할 것이다. 그들은 과거 선조들이 찬란한 문화를 만들었고 그 흔적으로 후손들이 덕을 보고 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 덕에 그나마 후손들이 먹고 사는게 아닐까. 살짝 시선을 돌려 보자. 문화재를 바라보는 위치와 시선은 어떻게 되는가  나는 혹은 여러분들은 어디에 서서 어느 방향으로 문화재를 바라보고 있을까  천년고찰이나 문화재를 보면서 “아 우리 선조들은 재주가 많으셨구나” 라고만 생각한다면 그저 현재에서 과거를 바라보는 수준이다. 박물관에만 존재하는 유물들은 아무리 해도 죽은 문화 그 이상도 아니다. 우리에게 죽은 문화는 현재를 채워주지도 못하지만 미래를 만들어 주지도 못한다.

롤스로이스 자동차 전면부 그릴이 그리스 신전을 본따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것이다. 살아있는 문화와 전통이란게 바로 그런 것이다. 문화재는 살아 있어야 한다. 죽은 문화재는 단절된 전통일 뿐이다. 우리가 문화재를 중요시하지만 그 문화재를 통해서 현재를 살피고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문화재가 있는 곳에 가면 우리는 문화재를 본 딴 수공예품 한두 개만 볼 뿐이다.

분명히 말하지만, 문화는 살아있는 생물과 같다. 문화가 죽어 있으면 그 문화는 그저 유물일 뿐이다. 과거 문화재를 복구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미래에게 볼만한 문화재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미륵사지는 이미 폐허가 되었다. 그 폐허에는 온기도 없는데 20년 들여 복원한다한들 온기없이 얼마나 유지가 되겠는가.

현재는 과거에서 꾸준히 연결된 시간의 결과이다. 그렇다면 미래는 무엇이던가. 현재가 꾸준히 연결된 시간이 바로 미래가 된다.
불교는 문화재가 많다. 그런데 그 문화재들은 대체로 최소 100년 이상 된 것들이다. 한번 생각해 보자. 우리 시대에 만든 그 무엇이 문화재가 될 수 있는가. 우리는 문화재를 만들 생각을 하고 있는가  우리는 과연 미래를 위한 불사를 하고 있는가  아니면 그저 과거를 답습하는 반복만 하고 있는가 

손은석 / 한메소프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