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화선은 다양한 우회의 방편을 다 끊어버리고 근원으로 곧바로 가는 가장 빠르고 간명한 길일 수 있다. 하지만 대현 스님은 가장 빠르고 간명한 지름길임이 분명한 간화선은 길이 가파르고 험하기 때문에 상근기가 아니고서는 접근하기 힘들다고 생각하다가 남방불교의 전통인 ‘위빠사나’를 결합하여 수행함으로써 그것이 ‘가장 쉽고 효율적인 수행법’이라는 것을 확신하고, ‘위빠간화선’을 창안하게 되었다.



늘 깨어있어 알아차리면서 “이 뭣고 ” 화두를 챙기는 것이 위빠사나 수행과 간화선 수행의 장점을 잘 살린 ‘위빠간화선’이다. ‘위빠간화선’은 수행의 열매를 훨씬 쉽게 수확하게 해주는 ‘선수행의 새로운 표준’이라고 일컬어질 만하다.

한 공간에 어둠과 빛이 공존하지 못하듯, 처음 위빠간화선을 시작하는 사람은 들떠서 요동치는 업식을 잠재우는 시간이 길지만, 수행을 열심히 하다보면 위빠사나의 알아차림이 짧아지고 화두 드는 시간이 길어진다. 이렇게 열심히 수행을 하다보면 화두에 들어 앉고 서고 가고 오고 말할 때 한결같게 된다.

간화선 수행법은 남의 나라를 침공할 때 특공대를 보내어 수도를 점령하고 왕을 생포하여 항복을 받은 다음 그 나라의 군대와 백성을 조복받는 것처럼 속전속결의 법이다.

위빠사나 수행법은 적의 군대를 작전을 펴서 무력으로 점점 섬멸하여 수도를 점령하고 왕을 붙잡아 항복시키는 것과 같다.
위빠사나 수행과 간화선 수행을 병행하는 법은, 처음은 적의 군대를 작전을 펴 무력으로 섬멸하다가 어느 시점에서 특공대를 보내 왕을 생포해 항복을 받는 경우라 할 수 있다.

‘알아차림’은 위빠사나 수행으로서 마음이 들뜸에 빠지는 것을 알아차려 보호하고, “이 뭣고 ” 화두를 챙김은 사마타 수행으로서 산란한 마음을 강한 집중으로 삼매에 들게 하여, 무명번뇌를 조복시켜 깨달음에 이르게 한다. 이것이 위빠사나 수행의 장점과 사마타 수행의 장점을 잘 살린, 알아차리면서 화두를 드는 ‘위빠간화선’이다.

이 책은 위빠사나와 간화선을 하나로 통합한 “가장 쉽고 효율적인 수행법”으로 2018년 봄, 두 달에 걸쳐 로스앤젤레스 반야사(주지 현철 스님)의 참선법회에서 행해진 ‘위빠간화선 강설’을 그대로 풀어내 출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