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숙 (前 한국불교신문 편집국장)


지난 2016년 12월에 발표된 통계청의 ‘2015 인구주택 총 조사’는 불교계에 큰 충격을 주었다. 지난 10년 새 불교인구가 3백만 명 가까이 줄어 개신교에 1위 자리를 내주고 2위로 물러앉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개신교와 가톨릭을 합친 전체 기독교 인구는 불교인구의 2배가량 되는 것으로 나타났기에 그 충격 여파는 심각했다.

 불교계 종단 대표스님들의 축사 서두가 늘 ‘2천만 불자 여러분’인 것이 불과 십여 년 전이었고, 얼마 전까지도 해도 ‘천만 불자’라며 불교 신도수가 제일 많음을 믿어 의심치 않았기에 불교계의 자긍심은 와르르 무너져 버렸다. ‘불자 감소 대책 마련’에만 올인 하더라도 시간이 부족할 텐데 2년이 지난 현재 불자들의 좌절감은 더욱 커지고 가슴은 마냥 허허롭다.

 둘러보면 주위에서 불자보다는 교회나 성당에 다니는 기독교인들을 더 많이 만날 수 있다. 문화, 복지, 교육, 방송연예, 의료, 스포츠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기독교의 영향은 거세기 이를 데 없다. 이에 대한 포교 대책과, 청소년 청년들을 어떻게 하면 불자로 만들까 그 방법을 모색하는데 불교계의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정상이지만 지금, 한국불교 대표 종단을 주도해온 스님들의 비리와 타락상, 내부 분쟁 등이 연일 매스컴을 타면서 불자들에게 부끄러움과 절망감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살면서 닥쳐오는 고통을 조금이나마 줄이고 위안을 받고,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종교를 찾는 경우가 많은데 종교가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준다면 과연 그 종교의 명맥이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인지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

111년만의 폭염이라는 올 여름의 극한 더위가 거의 끝나가고 선선한 바람이 정신을 차리게 하는 9월, <불탑뉴스>의 창간 소식은 폭염 속 한줄기 소나기처럼 시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