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와 선은 분리할 수 없는 '하나'
32가지 명상 순차적 완성해야 열반

등각경에서 붓다는 깨달음의 명상 붓다선을 완전하게 성취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원리를 이해하고 실천적 경험에 집중하고, 구족될 때까지 멈추지 말라.”라고 가르침을 주고 계시다. 즉 알지 못하면 행할 수 없고, 안다고 하여도 이를 실천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며, 알고 실천하더라도 가다가 멈추면 성불에 이를 수 없다는 가장 중요한 핵심을 말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붓다의 가르침은, 우리의 수행체계를 다시 한 번 뒤돌아보고 점검해보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깊은 고뇌를 하게 만든다. 왜냐하면 우리는 그동안 ‘대범천왕문불결의경’의 “불립문자(不立文字) 교외별전(敎外別 傳)이요. 유지무지(有智無智) 득인연증(得因緣 證)이라.”라는 가르침과 조사스님들의 어록을 토대로 ‘교(敎)’와 ‘선(禪)’을 분리하였고, 급기야 오로지 직관에 의한 ‘선법(禪法)’만이 완전한 깨달음에 도달할 수 있다고 단정하고 정진해오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등각경의 가르침을 보면 ‘교(敎)’와 ‘선(禪)’은 분리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본래로 하나였음을 알 수 있다. 이 세상의 일체법(一切法)은 “알지 못하면 행할 수 없고, 가다가 멈추면 얻을 수 없다”는 원리가 바로 그것이다.

어느 날 나는 그동안 정진해 왔던 ‘이 뭐꼬(是甚麽)’라는 화두가 교리를 배제한 완전한 ‘선법(禪法)’이었을까 의문이 생겨났고, 살피고 또 살펴보았더니, 화두를 들기 이전에 이미, 선수행시 좌선 자세는 어떻게 하여야 하고, 화두는 무엇을 어떻게 들어야 하고, 화두정진은 어떻게 하는 것이며, 이것을 통하여 무엇을 얻을 수 있는 것인지 등에 대하여 스승으로부터 가르침을 받았음을 알게 되었다. 결국 ‘교(敎)’와 ‘선(禪)’은 분리될 수 없는 하나라는 것이다.

더 중요한 사항은 서른두가지라는 명상을 순차적으로 완성하였을 때, 비로소 해탈과 열반에 이를 수 있다는 사실이다. 붓다가 직접 수행을 지도하셨던 45년 동안, 십대제자들조차도 붓다 된 이가 없다는 것은 적정 열반에 이르는 길이 얼마나 힘든 것인가를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또한 우리가 조석으로 예불에서 올리는 오분 향례(五分香禮)가, 사실은 깨달음을 증득한 자의 모습을 묘사해 놓은 것이요, 붓다가 실천한 수행법이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매우 적다. 붓다는 등각경 구도 -27. 28. 29 가르침에서 “수행자여 만일 어떤 고귀한 수행자가 가장 먼저 계행을 갖추고 다음은 선정을 갖추고 다음은 지혜를 갖추고 다음은 해탈을 갖추고 다음은 해탈에 대한 앎과 봄을 갖추었다면, 수행자여 그러한 고귀한 수행자를 친견하는 것도, 그에게 배우는 것도, 그를 가까이 하는 것도, 그를 시중드는 것도, 그를 따라 출가하는 것도, 그를 기억하는 것도, 최상의 깨달음을 얻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나는 명료하게 말하느니라. 그것은 무슨 까닭인가  그러한 수행자의 가르침을 듣는다면, 두 가지 종류의 멀리 떠남, 즉 몸을 멀리 떠나고 정신을 멀리 떠나는 것을 통해 열반에 이르기 때문이니라”라고 한다.

다시 말하면 오분향례는 다섯 가지의 수행이 완성된 자의 모습이자, 깨달음에 도달할 수 있는 수행법임을 말함이니, 이제부터라도 입으로 염송하는데 그치지 말고 이 거룩한 가르침을 올바로 깨닫고 그것을 낱낱이 실천하는데 주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