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붓다선 제1-가피명상(Sotthi Bhāvanā)-공덕

  불교에 대한 신심을 갖고 있는 수행자라면 누구나 ‘가피는 과연 존재할까 ’라는 의문을 갖기도 하고, 존재한다면 ‘무엇을 어떻게 하여야 가피를 받을 수 있나 ’ 또 실질적인 ‘가피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 ’ 궁금함을 갖고 있게 마련이다. 이것에 대하여 붓다는 등각경에서 불자로서의 튼튼한 근본의 확립을 위해, 신심의 토대인 가피는 무엇이고, 어떻게 가피를 얻고, 가피로서 얻어지는 이익은 무엇인지 명확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붓다는 등각경 가피-1 가르침에서 “수행자여 신심의 근본인 가피란 무엇인가  가피란 예경을 실천하여 얻어지는 긍정의 좋은 힘을 말함이니 예경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는 고귀한 제자에게는 네 가지가 좋아지는 희유한 가피를 얻게 되느니라. 네 가지란 무엇인가  첫째 예경하는 습관이 있으면 그의 수명은 길어질 것이요. 둘째 예경하는 습관이 있으면 그는 늙음을 멈추고 안색이 맑아질 것이요. 셋째 예경하는 습관이 있으면 그는 불행을 벗어나 언제나 행복할 것이요. 넷째 예경하는 습관이 있으면 그는 죽음에 이르기까지 기력이 있어 건강을 유지하게 되는 것이니라.”라며 가피는 인간이 얻고자 하는 근본욕구의 충족임을 말하고 있다.

  여기에서 주목할 어구는 ‘습관이 있는 자’이다. 습관이라고 하는 것은 아주 오랫동안 놓치지 않고 집중하였을 때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익숙 되어 나타나는 모습을 말한다. 즉 가피는 조용히 앉아서 감 떨어지기를 바라는 것처럼 요행만 바라는 불성실한 모습이 아니라, 최선을 다하여 노력하는 자에게 보탬이 되는 에너지를 말함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습관화해야하는 예경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실천해야하는 것인가를 깨우쳐야 한다. 우리는 불보살님 전에 올리는 예불행위를 예경이라고 알고 있다. 그러나 붓다는 예경에 대하여 등각경 가피-3 가르침에서 “‥‥‥ 뭇 삶들에게 차별 없는 베풀음을 존중하고 공경하는 공덕과, ‥‥‥ 기도와 ‥‥‥ 수행을 최상의 예경이라 하느니라.”라고 말씀하였다. 결국 예경이란 최상의 공덕을 짓고 올바른 기도를 행하고 진리에 따라 수행을 실천하는 것이며, 이것을 쉬지 않고 노력해 가는 자에게 등 뒤에서 불어오는 바람처럼 가피가 다가온다는 것을 붓다는 말씀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올바른 공덕이란 무엇일까  붓다는 등각경 가피-4 가르침에서 “올바른 공덕이란 내가 주고 싶은 것을 주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필요로 하는 것을 베푸는 것이니라.”라고 말씀한다. 우리의 개념과는 많이 다름이 있다. 왜냐하면 우리가 생각하는 공덕은 남에게 베푸는 것으로 돌아오는 반대급부로써, 내가 주체가 되어, 내가 능력이 되거나 주고 싶을 때 행하는 모든 베풀음의 행위를 공덕이라 생각해 왔고 이를 실천해 왔다. 그러나 붓다가 말씀하시는 공덕은 나를 주체로 삼는 것이 아니라 보시 받는 자가 주체이어야 하고, 또한 그가 무엇을 원하는지 필요로 하는 것을 찾아서 주는 것이 가장 올바른 보시라고 보신 것이다. 또한 등각경 가피-5.6.7 가르침에서 “‥‥‥만일 공덕 받는 자가 청정하지 못하다면 이것은 마치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것‥‥‥공덕을 올리는 자가 탐욕과 분노의 생각 속에서 올렸다면 이것은 악취 나는 보자기에 공양물을 담은 것‥‥‥공덕물에 미움과 원망이 담겨있는 것이라면 이것은 마치 썩은 음식을 올리는 것”이라며, 옳지 못한 공덕지음에 대하여 경계하고 계시다.    (다음 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