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 모든 존재는 죽음을 피할 수 없다. 생명의 탄생을 기뻐하면서 한편으로는 생명의 소멸을 슬퍼하는 것이 삶의 필연적인 모습이다. 지인의 죽음, 친구의 죽음, 가족의 죽음 그리고 나의 죽음. 존재의 소멸 앞에 두려움을 느끼지 않을 사람은 없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죽음과 관련된 것을 피하고 무시하고 멀리하려 한다. 하지만 두렵기 때문에 죽음을 더 자세히 알고자 파헤치는 이들도 있다. 그들은 말한다. 죽음은 허무한 소멸이 아니며, 온전한 자유를 얻게 하는 길이고, 삶을 더욱 충실하게 아름답게 살게 하는 것이라고.
남방 상좌부에 출가하여 승려로서 깊은 수행을 하기도 했으며, 호스피스에 오랫동안 종사하였던 저자는 죽음에 깊이 천착(穿鑿)하였다. 그가 출가수행자의 삶을 포기하고 세상으로 돌아온 것은 죽음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였다. 환속한 뒤 그는 호스피스에 관련된 여러 활동에 종사하면서 죽음의 바로 곁에서 죽음과 삶을 탐구하였다.
이 책에는 저자가 호스피스 활동을 하면서 경험한 수많은 사례가 담겨 있다. 이 사례들은 우리와 상관없는 타인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 책에 실린 호스피스 환자들의 오랜 습성과 두려움, 후회와 용서는 바로 우리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들을 통해 바로 지금 나의 삶을 되돌아보고, 후회와 두려움을 버리고 용서와 사랑으로 가득한 삶의 신비로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게 된다.
임종을 맞이하는 사람들의 마지막을 함께 하며 얻은 직접적인 조언과 많은 사례, 저자의 개인적인 일화 그리고 죽음에 대한 여러 명구 등을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한 통찰과 지혜를 얻을 수 있다. 죽음이 살아 있는 사람들에게 무엇을 말하는지, 죽음을 통해 우리 삶이 어떻게 긍정적으로 변할 수 있는지, 임종을 맞이하는 이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에 대해 깊고 새로운 이해를 선사한다.
조셉 골드스타인은 추천의 글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여기 실린 많은 이야기에서 드러나는 용기 있는 정직성 때문에 ‘살아 있는 사람들을 위한 교훈’으로 불릴 수 있다. 이 이야기들은 죽음과 사랑에 대한 우리의 태도를 되돌아보고 우리가 지금 우리의 삶을 어떻게 살고 있는지 살펴보게 한다.”
로드니 스미스 지음 / 담앤북스 / 344쪽 / 값 1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