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故 이건희 기증 고려 사경 공개

감지은니불공견색신변진언경 등

국보 3점 포함 66점 대중에 공개


 

국보 '감지은니불공견색신변진언경紺紙銀泥不空羂索神變眞言經' 충렬왕의 발원문. 고려 1275년(충렬왕 1), 30.4×905.0㎝, 감색 종이에 은니.이건희 기증품(2021)

故 이건희 회장이 소장했던 국보 성보가 대중에 공개된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윤성용)은 새봄을 맞아 고려, 조선, 대한제국실 등

상설전시실 전시품을 일부 교체하고 국보 3점, 보물 3점을 포함한

전시품 44건 64점을 전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특히 고려실에 전시된 고려사경 4점이 눈길을 끈다.

이 중 3점이 故 이건희 회장 기증품으로

<감지은니불공견색신변진언경紺紙銀泥不空羂索神變眞言經>과

<감지은니묘법연화경紺紙銀泥妙法蓮華經>은 국보로 지정돼 있다.

<감지은니불공견색신변진언경>은 고려 충렬왕(재위 1274~1308) 때

대장경을 손으로 직접 베껴 쓰는 사경사업을 왕명으로 추진했음을 보여준다.

근거가 되는 충렬왕의 발원 글귀가 마지막 부분에 쓰여 있다.


 

국보 '감지은니묘법연화경紺紙銀泥妙法蓮華經' 앞표지. 고려 1330년(충숙왕 17),
(1면) 28.3×10.2㎝, 감색 종이에 은니銀泥, 이건희 기증품(2021).

<감지은니묘법연화경>은 금니와 은니로 화려하게 꾸미는 고려사경의 표지 형식을

잘 보여준다.

중앙에 ‘묘법연화경 권제7’이라고 쓴 제목을 배치하고

배경에 보상화문(寶相華紋)과 당초문(唐草紋)을 가득 그려 넣어 장엄하는 방식이다.

<감지금니대방광불화엄경>에서는 사경을 더 섬세하고 화려하게

장엄하는 방법으로서 변상도 사례를 볼 수 있다.

변상도는 코끼리를 탄 제석천이 군사들을 이끌고 아수라 군대를

쳐부수는 장면을 그린 것으로 보살이 중생을 구제하는 공덕이

제석천 군대의 힘보다 훨씬 크다는 의미가 담겼다.


 

'권수정혜결사문勸修定慧結社文'. 조선 1608년(광해군 즉위년),
28.5×18.0㎝, 목판본, 이건희 기증품(2021)
 

<권수정혜결사문勸修定慧結社文>은 故 이건희 회장 기증품으로

2021년 기증 이후 처음 전시된다.

고려 중기를 대표하는 지눌 스님(1158~1210)이 올바른 선 수행을

촉구하기 위해 정혜결사(定慧結社) ‘수선사(修禪社)’를 시작하면서 쓴 글이다.

1608년(광해군 즉위년) 순천 송광사에서 간행한 중간본으로 현재 전하는 판본 중

간행 시기가 빠를 뿐 아니라 간행처와 시주자 이름도 확인할 수 있어

자료적 가치가 크다.

조선실에서는 <봉사조선창화시권奉使朝鮮倡和詩卷>을 통해

조선의 명나라와의 문화교류 모습을 <국서누선도國書樓船圖>를 통해

임진왜란 이후 일본과의 국교 재개 모습을 집중 조명했다.

이밖에 국보로 지정된 <초조본 현양성교론(初雕本 顯揚聖敎論)>과

보물로 지정된 <청구관해방총도(靑丘關海防摠圖)>,

<조숭 고신왕지(趙崇 告身王旨)>도 오랜만에 선보인다.

대한제국실에는 근대식 교과서인 ‘산술신서’‘물리학초보’를 포함한

다채로운 근대 문물 관련 전시품이 소개된다.

이번에 교체한 전시품들은 9월 말까지 상설전시실

중근세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차복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