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통령 예정시간보다 늦게 평양 도착, 김 위원장 직접 영접

‘1박 2일’ 일정서 당일치기…주요 외신 일제히 보도19일

크렘린궁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탄 일류신(IL)-96 전용기는 이날

오전 2시45분 평양 순안 공항에 착륙했다.

평소 외교무대에서 잦은 지각으로 구설수에 오른 푸틴 대통령은

이날도 예정된 시간보다 늦게 평양에 도착했다.

북한을 방문 뒤 오후에 베트남으로 떠나는 일정을 감안하면

푸틴 대통령이 실제 북한에 체류하는 시간은 만 하루가 되지 않는 셈이다.

당초 방북 일정을 ‘1박2일’로 공식 발표했지만 당일치기가 된 셈이다.

예상보다 많이 늦게 도착했지만 김정은 위원장은 공항에서 푸틴을 직접 영접했다.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이 비행기 밖으로 나올 때까지

‘혼자’ 뒷짐을 지고 기다리고 있었다.

푸틴 대통령은 레드카펫을 밟으며 비행기 계단을 내려왔고

김 위원장은 환하게 웃으며 악수한 뒤 인사를 나누는 듯 대화하며

두차례 포옹을 하며 손을 맞잡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러시아와 28년 만에

동맹관계를 전격 복원한다고 선언했다.

변화된 국제질서와 전략적 환경 속에서 북러관계 성격의

근본적 변화를 천명한 것으로,

동북아 안보 환경에도 큰 파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러시아 측은 양국 관계를 '동맹'으로 직접 규정하지 않은 등

미묘한 온도 차를 보여 실제 운용상의 모호함을 남겨뒀다는 분석도 나온다.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방북은 김 위원장의 초청으로 성사됐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9월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북러 정상회담을 한 뒤 푸틴 대통령에게 평양을 방문해 달라고 요청했다.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정상 회담하며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에 서명할 예정이다.

사진제공..연합뉴스

푸틴 대통령의 방북에 대해 주요외신들도 일제히 보도했다.

BBC는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방북에 대해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으로부터

고립된 러시아의 군수품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보다 광범위하게 보면 미국과 ‘서구 집단’이라는 공동의 적이 있는

국가와 더 긴밀한 관계를 찾고 있는 상황에서

두 나라 모두에게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CNN은 “푸틴 대통령의 방북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속하기 위해

북한에서 무기를 조달할 필요성을 시사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AP는 “북한은 핵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으로 인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강력한 경제 제재를 받고 있고,

러시아도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미국과 서방 파트너들의

제재와 씨름하고 있다”며 “푸틴 대통령은 양국이 관광, 문화, 교육 분야에서도

협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북한과 러시아가 상호 군사지원을 명시한 협정을 체결한 것과

관련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한반도에서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을 우려한다고

미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 중앙정보국(CAI) 북한 정책 분석관 출신 레이첼 민영(한국명 이민영)

스팀슨센터 연구원은 “러시아가 한반도 비상사태에

군사적으로 개입하기로 결정할 경우 지역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협정이 “1961년 체결된 북소 조약의 자동군사개입 조항을

사실상 부활한 것일 수도 있고 ‘즉각적인 군사 및 기타 지원’을

약속한 2000년 북러 조약을 단순히 갱신한 것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차복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