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밖 경계에 집착하게 되면
마음 안 붓다의 세계, 나의 소중한
보물을 잃어버리고 살게 된다

그 다음이 불신(不信)입니다. 믿지 않습니다. 부처님의 말씀도 믿지 않지만 스님들의 말씀도 믿지 않고 경의 말씀도 믿지 않습니다. 보는 기회가 적어집니다.  이것은 내 것이 아니다, 바깥 경계가 오직 나의 살림살이다’라고 생각하니까 내면의 세계를 이야기를 해도 들으려고 하지 않고 믿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이런 불신의 단계가 오게 되고, 불신하니까 나태(懈怠)합니다. 나태하다는 것은 이러한 모임에는 관심이 없고, 먹고 놀고 하는 들뜬쪽으로만 모이게 되는 것입니다. 

방일(放逸)하게 됩니다. 방일은 남들이 그러한 수행을 하는 것에, 저것은 내 것이 아니라고 자신은 돌아섭니다. 산란(散亂)합니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모릅니다. 

산란하게 되면 실념(失念)하게 됩니다. 멍하게 됩니다. 내가 무엇 때문에 살아있는지 숨 쉬는지 모르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부정지(不正知)(대상을 잘못 이해하는 마음작용)가 됩니다. 

부정지는 바를 ‘정(正)’자에 알 ‘지(知)’자이니 바르게 알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바르게 알지 못한다는 것은 다른 말로 이야기하면 뒤집어서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모두 전도몽상(顚倒夢想)으로, 뒤바뀐 생각을 하게 되는 겁니다. 바르게 안목이 있는 것이 아니고 뒤바뀐 안목으로 전락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부정지(不正知)하게 되면 자신이 짓는 것은 모두 악작(惡作)하게 됩니다. 고통의 씨앗을 만듭니다. 고통의 인자입니다. 악작이 뭐냐 하면, 고통의 집착을 만드는 요인에 이렇게 우리는 다양하게 우리의 내면 속에서 대상의 경계를 내 마음의 눈으로 바라보며 분별하고 헤아려서, 그 다음에 좋고 나쁨을 받아들이고 안 받아 들이는 변계소집성(산스크리트어 parikalpita-svabhāva 삼성(三性)의 하나), 온갖 분별로써 마음속으로 지어낸 허구적인 대상, 온갖 분별로 채색된 허구적인 차별상 의해서 우리가 고통의 인자를 만든다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마음 밖의 것에 우리가 의지하면 대개 우리는 기복적이다, 이렇게 말합니다. 이것을 우리가 다른 말로 ‘백천만겁난조우(百千萬劫難遭遇)’라 표현합니다. 불교내에서 비유적으로 ‘국자’라고 표현합니다. 국을 평생 떠도 국자는 국 맛을 모른다는 것이지요. 다른 말로 이야기하면 ‘마음 밖의 경계에 집착을 하게 되면 마음 안에 있는 붓다의 세계, 나의 소중한 보물을 잃어버리고 산다’는 것입니다. 마음이 가난한 자로 고통받으며 산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