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막히면 누구나 더 빠른 길이 없을까, 궁리하고 모색하게 되듯이 선수행의 길에서도 깨달음의 정상에 더 빨리 더 편하게 다다를 수 있는 길을 찾게 된다. 2500년 전 부다가야의 보리수 아래에서 새벽별을 보고 이룬 부처님의 큰 깨침이 불교의 처음이요 끝이지만, 수행의 방법에 있어서는 지방마다 각기 다른 전통을 발전시켜 왔다. 

1968년 백양사로 출가, 1975년 인천 용화사 법보선원에서 안거 후 제방선원에서 50안거를 성만한 대현 스님은 2002년 위빠사나 수행법을 접한 후, 그동안 해오던 간화선 수행과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한다. 

“간화선이야말로 깨달음에 이르는 지름길인 것이 분명하지만, 깎아지른 바위산을 단박에 오르는 것과도 같아서 상근 기에 적합한 수행법이라는 생각을 품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위빠사나’를 만난 이후 위빠사나의 ‘알아차림’을 하면 할 수록 화두가 성성해짐을 경험하게 되었지요. 화두를 놓쳤을 때 놓쳤다는 것을 바로 알아차릴 수 있어서 곧바로 되들기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 뒤로 위빠사나 수행에 더욱 관심을 갖고 간화선과 병행하여 수행을 하면서, 그것이 바람직스러운 길이라는 것을 실감해 왔습니다.” 

대현 스님은 묵조선과 위빠사나, 간화선이 정상으로 가는 각기 다른 길일 수 있지만, 세 길이 하나로 통합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체험으로 깨달았다고 한다. 깨달음의 길은 결국 인생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우리의 존재 자체가 본래 태양처럼 밝다는 것을 실감하고 충만한 삶을 사는 방법을 터득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대현 스님은 ‘고요히 비춤’을 바탕으로 삼고(묵조선), ‘알아차림’으로 마음이 들뜸에 빠지는 것을 경계하면서(위빠사 나), ‘이 뭣고 ’ 하고 화두를 챙김으로써(간화선) 산란한 마음을 강한 집중으로 삼매에 들게 하여, 무명번뇌를 조복시 켜 깨달음에 이르는 길을 ‘위빠간화선’이라는 이름으로 소개하고 있다. 위빠사나 수행의 장점과 간화선 수행의 장점 을 잘 살린 ‘위빠간화선’ 수행은 특별한 수행처를 찾을 것 없이 일반가정에서 스스로 할 수 있으므로, ‘위빠간화선’ 수 행법을 백일만 읽고 따라하면 큰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적극 권하고 있다.

대현 지음 올리브나무 302쪽 / 값 1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