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초 ·법현 ·현장 ·의정 스님의 구법을 향한 불굴의 원력으로
인해 인도에서 만들어진 대승불교가 중국 ·티베트로 전파

“모래바다, 눈언덕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가 다시 깊은 바다 낭떠러지 어두운 나루터를 방황하는 것은 세속의 영화, 즐거움을 구하는 것이 아니고 오직 진리를 찾아 만리길을 걷는 것이니 그 속에 불교의 빛 오래오래 전해지리.”
이것은 혜초스님의 왕오천축국전에 기록된 노래입니다. 죽은 사람들의 뼈를 노정기 삼아 걷고, 뜨거운 모래바람이 눈을 뜰 수 없게하고, 차디찬 눈이 두 손가락과 발가락을 얼어붙게 하여도 꿋꿋하게 진리의 여정을 걸어서 마친 사람들입니다. 인도에서 만들어진 대승불교가 중국, 티베트로 어떻게 건너가게 되었는지를 이들 스님들의 구도기를 통하여 하나하나 밝혀 보고자 합니다. 

나는 네팔의 카투만두에서 인도의 룸비니까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스리랑카까지 단 두시간만에 날아가면서 히말라야의 만년설과 인도양의 푸른 바다를 구경하였는데, 우리 스님들은 천산의 북로와 남로를 걸으면서 2년, 3년이 걸려 인도에 이르렀으니 그 고통이야 어떻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가야할 길 아득한 수만리 시름의 씨앗 백겁으로 겹쳐 있네. 여섯자 이 작은 몸을 이끌고 어떻게 홀로 저 험한 길 걸어가리.”

중국에서 인도로 가는 길은 천산북로와 천산남로가 있는데, 법현스님은 장안에서 출발하여 돈황, 우진, 누란, 오이국, 잡합, 초령, 오장, 숙가라국을 거쳐 건다라, 불루사, 나갈, 곡구, 인다스, 까삘라국, 쿠시나가르, 마가다, 왕사성, 카시국에 이르렀으며, 다시 중천축국, 첨파국, 사자국, 월씨국을 거쳐 광주로 돌아왔습니다. 나라만 30개국 이상을 돌았고, 이름난 도시, 산성, 호수는 말로 다 기록할 수가 없습니다.  

현장스님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형님 장철을 따라 낙양 정토사에 출가하였는데, 13세때 승선(僧選), 이어서 열반경, 섭대승론, 아비달마구사론 등을 연구하다가 인도말과 중국말의 차이점이 큰 것을 느끼고 627년 스물다섯 살의 젊은 나이로 감숙성, 전주, 란주, 과주의 옥문관을 거쳐 고비사막에서 오랑케 석반타를 만나 꼭 죽게 되었다가 고창국 국문태수의 도움으로 총령(파미르고원)을 넘어 반야심경을 외우면서 갠지스강을 건너 4성지, 8성지를 참배하고 자그마치 10년간 56개국을 거쳐 641년 640권의 불경을 짊어지고 고창국에 이르니 그때 태종대왕이 배를 보내 장안으로 들어오게 하여 백만대중이 환영하는 가운데 600부 반야경을 중심으로 1335권의 불경을 번역하였습니다. 

의정스님은 당나라 사람으로 672년 39세의 나이로 광동을 떠나 수르바자, 스마트라, 갈타국을 거쳐 나란타사에 이르러 범어를 배우고 성지를 순례한 뒤 689년 수리비자에 이릅니다. 거기서 잡비유경과 남해기귀전을 정리하고 인도에 유학중인 중국과 한국 스님 60여명을 정리하여 지금까지 듣지 못하던 것을 듣게 하고, 보지 못한 것을 보게 하였습니다. 중국 신강성 돈황 서쪽 파미르 고원 동서 6000리의 사막이나 천산 동쪽 아구스하의 곤륜산맥 비단길의 대도시 코탄놉늘호, 아랍해의 천문, 월남 하노이의 동국, 그리스의 로하라, 옛 소련의 우주베키스탄 공화국 수도 등 10만리 길은 그때까지 인도와 중국 사람들이 한번도 걷지 못한 길을 개척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