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과 불법의 근본 가르침

《임간록(林間錄)》은 선문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북송(北宋)의 혜홍각범(慧洪覺範:1071∼1128) 스님의 손꼽히는 저서 중의 하나로, 불법 종지와 총림의 수행에 관한 300여 편을 상·하 2권에 싣고 있다.

권말의 신편후록(新編後錄) 1권은 부록 또는 속집(續集)이라고도 하는데, 자신이 지은 찬(讚) 26수 및 시(時) 6수를 싣고 있다. 논소(論疏)에는 『임간록고증(林間錄考證)』 7권, 《임간록고략(林間錄考略)》 1권이 있다.

《임간록》은 혜홍스님이 37세 되던 철종(哲宗) 대관(大觀) 원년(1107) 사일(謝逸)의 서문(序文)을 얻어 간행한 것이다. 특히 운암(雲庵, 1025~1102, 진정극문) 노스님에게서 자재삼매(自在三昧)를 얻어 문필계에 자유롭게 노닐면서 읊고 나누었던 모든 이야기를 아름다운 문장으로 승화시켰다.

선림의 스님들과 나눈 법담은 모두 옛 큰스님의 고고한 행실이고, 총림의 유훈(遺訓)이며, 많은 불보살들의 묘한 종지이고, 훌륭한 이들의 한담(閑談)이 아닌 것이 없었다. 스님은 이러한 얘기들을 들을 때마다 기록하여 10여 년 사이에 3백여 가지를 수집하였는데 그 훌륭한 문장은 선적(禪籍)중의 백미(白眉)라 하여 옛부터 총림에서 많이 애송되었다.

이 책에 수록된 300여 편의 이야기들은 선사들이 도를 깨친 이야기나 여러 경론에 대한 선종의 입장 등, 총림스님들의 수행과 불법의 근본 가르침을 담고 있다.

스님은 300여 편의 이야기를 정리하면서 책이 출판되기 전까지도 끊임없이 수집하였다. 본문 속의 ‘오가종파(五家宗派)’나 ‘덕산사가어록(德山四家語錄)’ 등의 기록은 어록의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된다.

특히 우리나라 스님 중에 신라의 원효(元曉, 617~686)스님과 《임간록》이 출판되기 80년 전(1027)에 송(宋)나라에 갔던 대각국사(大覺國師) 의천(義天, 1055~1101)스님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임간록》이 우리나라에 전래된 시기는 알 수 없으나 현재 해인사(海印寺)에 소장된 《임간록》이 한 책 속에 여러 가지 판형(板型)이 있고, 또 글자들이 닳아서 알아볼 수 없는 부분도 상당히 많은 것으로 보아 우리나라에 전래된 이후 널리 읽혔으리라 추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