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정부가 또 다시 종교편향적인 시각을 드러내어 종교계에 큰 논란을 가져 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월 18일부터 20일까지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평화로 갈 수 있는 성과를 이끌어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특정 종교의 특혜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정황이 드러남으로써 앞으로 국가의 종교 정책이 편중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서울시장 재직 시절 ‘서울시를 하나님에게 봉헌한다’는 발언으로 큰 파문을 일으켰다. 기독교인인 이명박 정부 당시 다양한 형태로 종교편향 행위들이 발생해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빚었다. 이는 다종교 사회인 우리나라의 정부가 특정 종교를 지향하는 사람들만을 위한 역할을 자처하는 모양새로 비춰졌었다. 국가는 국민간의 화합에 최선을 다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특정종교를 옹호함 으로써 분열의 씨앗을 뿌리는 것은 국가화 합을 저해하는 행위라는 비판을 받았다.
지난 방북 특별수행단에는 우리나라 대표적 종교인 불교(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 장 원택스님) ‧ 원불교(교정원장 한은숙 교 무)  ‧ 가톨릭(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 ‧ 개신교(NCCK 총무 이홍정 목사)도 함께 참여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고 백두산 탐 방 일정에도 동참했다. 그런데 아쉬운 점은 북측에서 중요시한 천도교 대표가 배제되었 다는 점이다. 평화화합의 측면에서 볼 때 민족종교인 천도교까지 초빙되었다면 종교계는 더욱 내실있는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었을 것이다. 종교계 인사들이 북측 종교계 인사들과 만 나고 회담한 것은 당연한 일정이었다. 또한 북한 정권의 특수한 상황에 맞추어 대다수 종교인들은 초빙된 네 종교지도자들이 같이 일정을 소화할 것이라고 상식적으로 생각 할 수 있었다. 정부가 이 과정에서 특정 종교만을 위한 혜택을 줄 것이라고는 생각도 할 수 없는 문제였다. 그러나 특별수행단으로 함께 평양에 다녀온 종교 지도자 중 가톨릭 종교 지도자만이 북측 종교지도자와 만 났고 그 방북 성과를 발표했다. 불교계 대표로 참석한 조계종 민족공동 체추진본부장 원택 스님은 “북한 조선불 교도연맹과의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다”며 일반적인 방북 결과를 발표한 정황으로 보 아, 특정 종교에 특혜를 준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갖게 하였다.
따라서 남북정상 회담이라는 큰 길목에서 종교간 갈등을 유발할 수도 있을지 모르는 일정이 진행되었다는 것은 국가 종교정책에 있어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10월 18일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열린 가톨릭 특별 미사는 한국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다.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참석한 가운데 공중파 등 생중계로 이어진 방송은 대외적인 국가 선양의 이미지에도 불구하고 한편으로는 특정 종교에 대한 특혜가 아닌가 하는 의 구심을 불식시킬 수 없었다.
주지하다시피 국민이 모두 종교인은 아니다. 종교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무종교인 국민들까지 이러한 종교적인 행사를 모두 좋 게 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경제가 국내외로 힘든 이 때에 국론분열을 일으킬 수 있는 행사는 지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한민국 헌법에는 개인의 종교 자유가 보장되어 있다. 자칫 정교분리라는 헌법적 가치에 혼란을 부추길 수도 있다는 점에서 당국자들은 종교행위에 대해 신중한 처신이 필요하다. 특히 공정하고 차별 없는 종교 정책을 명확하게 밝힘으로써 종교로 인한 사회갈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