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로 대한불교조계종 전국비구니회는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반 백년의 역사를 지나온 비구니회의 남다른 감회는 회장 육문스님의 환영사에서 잘 드러난다. 한국불교의 영광과 위기의 순간을 함께 하며 사부대중의 의지처가 되고자 노력했다는 스님의 말씀은 소속회원 6천여명이 넘는 비구니스님들의 그동안의 노고에 대한 따뜻한 마음의 격려라 생각된다.

1968년 설립된 ‘대한불교비구니 우담바라회’로 출발한 전국비구니회가 그동안 포교, 교육, 문화 사회복지 등 포교의 일선 분야에 끼친 긍정적 영향은 실로 크다고 하겠다. 불안하고 각박한 사회에서 사회적 약자나 어려운 이들에게 비구니스님들이 보여 준 자비행 가득한 모습은 한국불교의 이미지를 좀더 부드럽고 자애로운, 긍정적 이미지를 확산시키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

이렇듯 일선 포교의 큰 역할 등 그 위상을 갖추어 온 비구니스님들에게 앞으로의 50년은 새로운 도약의 시기가 될 것이다. 항상 얘기되어 온 비구니스님들의 참정권 확대, 종단운영 참여 등 종단에서의 위상 강화와, 계율과 맞물려 이어져 온 일부 차별에 대한 문제해결 요구 등 좀 더 진취적이고 발전적인 논의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임의단체인 전국비구니회를 종법기구로 격상시키는 것도 그 방법 중의 하나라 생각된다. 위상에 맞는 법적 지위가 부여된다면 소속 비구니스님들 스스로가 자긍심을 갖고 내부에서도 많은 개선책과 발전방안들이 자연스럽게 정리될 것이다.

창립 50주년을 맞는 전국비구니회의 행사에서 마땅히 자축의 의미가 가장 크겠지만, 당일 행사가 아닌 창립 주간 계획으로 더 많은 소속 회원이 참여하고 향후 비구니회를 발전시킬 수 있는 방향에 대한 토론 시간도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한 단계 더 발전하는 한국불교의 한 축으로 정립되는 비구니회가 되기를 희망한다면 회원 스님들의 폭 넓은 의견들을 잘 수렴하고 온전히 담아내야 할 것이다. 창립 50주년을 맞는 대한불교조계종 전국비구니회에 아낌없는 축하의 인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