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함경』은 다른 어떤 경전보다도 부처님의 인간미에 가깝고 대ㆍ소승의 구별도 보이지 않는 불교의 근본이 되는 가르침을 기록한 경전이다. 불교의 근본이 되는 연기사상(緣起思想), 자비정신(慈悲精神), 깨달음 등이 총체적으로 설해지고 있어, 부처님 말씀 본래의 본형을 찾을 수 있는 경전이다.

몇 해 전 세상에 나온 <가려 엮은 아함경, 출가자 편>에 이어 <가려 엮은 아함경, 재가자 편>이 출간되었다. 출가자 편이 세상에 나온 지 여러 해가 되어 뺄 것은 빼고 바꾸어 넣을 것은 바꾸어 넣고, 미처 넣지 못한 재가자 경들을 새로 넣은 것이다. 초기 근본 불교 경전인 ‘잡아함경’ 안에 있는 재가자의 경들은 거의 모두 넣었다고 할 수 있다. 그래도 재가자 편의 경들만으로는 너무 부족하게 보이는 사성제 편에는 비구들에게 설해진 경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거의 모두가 출가자편인 초판과는 다른 경들로 이루어졌다.

『가려 엮은 아함경』은 괴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들이 알아야하고 실천해야 할 기본적인 교리를 ‘잡아함경’에서 찾아 귀의, 믿음, 보시, 선악, 탐ㆍ진ㆍ치, 애욕, 좋은 벗, 업, 노력, 진리, 다섯 무더기, 여섯 감관 등을 주제별로 가려 엮어 우리가 쉽게 볼 수 있게 한 ‘한글 아함경’이다.
재가자 편에서는 특히 불교의 기본인 불법승 삼보에의 귀의와 오계의 계율과 베풂의 보시, 이 다섯 가지가 설해져 있는 앞 경들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보기를 권하고 있다. 삼귀의와 네 가지 믿음은 출가자 재가자 모두에게 그 신앙의 기초이며 기본이다. 나머지 베풀기는 주로 재가자에게 해당한다고 할 수 있겠지만, 근본경전인 ‘잡아함경’ 안에 들어 있는 이들을 모두 가려내어 여기에 따로 모아 실었다.

출가자 편의 경들이라고 해서 재가자들은 볼 필요가 없는 것은 아니고, 재가자 편의 경들이라고 해서 출가자는 볼 필요가 없는 것도 결코 아니다. 출가자는 재가자의 경들을 잘 알아야 그들을 법으로 잘 안내할 수 있을 것이고, 재가자는 출가자 경들을 보아야 법 이해를 더욱 넓히고 깊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재가자의 믿음을 출가자도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것이기도 하다. 『가려 엮은 아함경』출가자편이나 재가자편 모두 출가자와 재가자 구분 없이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허정 스님 엮음 / 지혜의나무 / 448쪽 / 값 1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