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이란 무엇인가 ’ 깨달음에 대해서 그동안 국내외 불교학자들에 의한 연구․발표가 꾸준히 있었지만, 지금까지의 연구에서는 시대와 학파와 종파에 따른 변화와 변용을 종합적으로 다룬 연구가 없었다. 이 책은 불교학연구회의 학술대회에서 각 분야별 전공자들이 시대별, 학파별, 종파별로 깨달음에 대해 발표하고 논평하고 토론한 결과물을 엮은 것이다.

붓다는 중생들의 깨달음과 열반을 위하여 다양한 교학과 실천을 설했고, 그의 가르침은 시대별, 학파별, 종파별 불전들로 전개 발전되었다. 그리고 대승불교가 시작되면서 교학과 수행의 목적은 열반이 아니라 깨달음이 되었다. 대승불교에서 보살은 자신의 열반을 뒤로 미루고 깨달음을 위해서 수행한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러 시대, 여러 학파, 여러 종파의 다양한 불전들을 보면 깨달음의 개념, 깨달음을 위한 수행 단계 등을 서로 다르게 설명한다. 이를 보면 깨달음에 대한 학설이 시대와 학파와 종파에 따라 변화와 변용을 겪었음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인도․중국․티베트 불교의 깨달음 논쟁”이라는 대주제 아래 인도․중국․티베트, 초기불교․중관학파․유가행파, 삼론종․천태종․화엄종․선종에 이르기까지 지역, 학파, 종파 등에서의 깨달음의 문제를 폭넓게 다루고 있다. ‘인도 사상에서의 깨달음의 유형’ 편에서는 불교를 배태한 인도에서는 깨달음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여러 학파와 종교에서 추구하는 깨달음의 내용은 무엇인지를 소개하고, 불교적 깨달음의 의의를 밝히고 있다. ‘선의 수행과 깨달음’ 편에서는 동아시아에서 가장 큰 흐름을 형성한 선종에서의 깨달음을 조명하고 있는데, 깨달음이란 실천과 일치하는 선행(禪行)일치, 불이중도에 있음을 여러 조사들의 어록을 통해 밝히고 있다.

이처럼 이 책에 실린 각 주제와 내용들은 불교의 대표적 지역, 학파, 종파를 망라하여 거의 전 분야에 걸쳐 탐구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각 논문들은 해당 주제와 관련된 다양한 문헌들을 근거로 체계적이고 뛰어난 연구 성과를 보여준다. 비록 ‘깨달음’ 문제가 스스로 논쟁의 중심에 서 있지만, ‘불교의 목적은 깨달음에 있다’는 명제가 여전히 유효한 만큼, 교학적으로 혹은 수행적으로 불교를 공부하는 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불교학연구회 엮음 / 운주사 / 452쪽 / 값 2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