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선지능인 지원 토론회…"교육·복지·고용 연계해야"
18일(목) 권칠승 의원 등 '경계선지능 청년 고용 지원' 토론회 주최
경계선지능인은 현행 법체계에서 장애 범주에 미포함돼 지원 사각지대
청년들은 적절한 직업훈련과 복지 혜택 등을 받지 못해 자립에 어려움
교육, 복지, 일자리가 연계될 수 있도록 통합적 지원체계 구축할 필요
국가 차원의 생애주기별 맞춤형 지원을 위한 기본법 제정 등 제언
권 의원 "건강한 직업인으로의 자립을 돕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복지“
▲18일(목) 국회의원회관 제4간담회의실에서 권칠승·박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열린
'경계선지능 청년 고용지원 현황과 정책대안 모색'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불탑뉴스=차복원기자) 느린학습자로 불리는 경계선지능 청년의 고용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직업교육과 복지, 안정된 일자리가 연계된 통합적 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18일(목) 국회의원회관 제4간담회의실에서 권칠승·박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열린 '경계선지능 청년 고용지원 현황과 정책대안 모색' 토론회에서다.
발제자로 나선 최승숙 강남대 초등특수교육과 교수는 "현재 경계선지능 청년에 대한 교육, 복지, 고용 지원은 각각 분절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능지수(IQ)가 71~84 사이인 경계선지능인은 지적장애 기준에는 부합하지 않지만 평균 지능에 도달하지 못하는 이들을 말한다.
학습과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현행 법체계에서는 장애 범주에 포함되지 않아 제도적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우리나라 인구의 약 14%인 700만명, 학령기 학생은 약 80만명이 경계선지능인으로 추정된다.
성인기에 접어든 경계선지능 청년이 마주하는 가장 큰 어려움은 구직이다.
현재 지원 제도는 교육·훈련에 집중돼 실제 취업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 않다.
직장을 다니더라도 부적응으로 이직이 반복돼 사회적 고립을 초래할 수 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지난 2022년 실시한 실태조사에서 경계선지능 청년에게 필요한 최우선 정책 과제는 고용 지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 교수는 "경계선지능 청년들은 장애의 연속선상에 있지만 교육, 보건, 사회복지 서비스의 대상자가 되지 못하고 있다.
국외 사례에서는 학령기의 경우 '특별한 교육적 요구가 있는 학습자'로 선정해 지원을 하고 있다"며 경계선지능인의 발달 특성을 고려한 생애주기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경계선지능인이 지속적으로 배우고(교육), 지원받고(복지), 일하는(고용) 과정이 끊기지 않는 연계 구조를 마련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기초학력과 직무역량을 강화하는 교육을 제공하고, 주거·생활·정서 지원으로 안정적인 생활기반을 보장하는 한편, 사회적기업·공공기관 등에서 맞춤형 직무를 개발해 지속가능한 고용으로 이어지는 지원체계를 구축할 것을 제시했다.
▲ 권칠승 의원이 18일(목) 국회의원회관 제4간담회의실에서 열린 '경계선지능
청년 고용지원 현황과 정책대안 모색' 토론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변민수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고용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은 경계선지능인에 대한 법적 정의를 명확히 하고, 국가 차원의 체계적 지원을 위한 기본법을 제정할 것을 제언했다.
이와 관련해 제22대 국회에서는 「경계선지능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권칠승 의원 대표발의) 등이 발의된 상태다.
제정안은 경계선지능인에 대한 정의와 함께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조기진단·교육·자립생활·취업 등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 근거를 담고 있다.
이재경 한신대 민주사회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계선지능인을 위한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경계선지능인 특성에 맞는 고용알선, 구직지원, 고용보조금, 사회적 일자리, 창업 지원 등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주현 이루다학교 교장은 "기존 평생교육이나 직업교육은 단기·이론 중심에 치우쳐 경계선지능 청년이 직무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현장 적응력 등을 충분히 훈련받지 못하고 있다"며 직무 체험, 취업 연결, 창업 정보 제공 등이 어우러진 통합형 취·창업 박람회 모델을 제안했다.
토론회에서는 경계선지능 청년이 취업 준비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직접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장애인 등록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로 어떠한 제도적 복지 혜택도 받지 못하고 있다"며 경계선지능인들이 충분히 학습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조기 발견 시스템을 구축하고, 기업이 경계선지능인을 일정 비율 채용하도록 의무 고용제를 도입하는 한편, 부모와 보호자를 위한 통합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토론회를 공동주최한 권칠승 의원은 "경계선지능 청년들이 자신의 속도에 맞게 잠재력을 펼치고 건강한 직업인으로 자립하도록 돕는 것이야말로 미래의 더 큰 사회적 비용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복지"라며 "이는 공동체 모두가 함께 짊어져야 할 책임이자 의무"라고 말했다.
차복원 기자(chabow53@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