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민∙서영교 의원. '이주아동 구금금지법' 대표발의

 

이주아동 구금금지, 부모구금 조건부 해제

출국권고∙출국명령 절차 의무화로 자진출국 유도

아동과 부모 등 의견진술 시 통역 제공 노력 의무

한창민 의원 "경제선진국, 문화선진국을 넘어 인권선진국으로 나아가야’

▲사회민주당 한창민 의원 외국인 이주아동의 구금을 금지발의 기자회견(사진출처=불탑뉴스)

(불탑뉴스=차복원기자) 사회민주당 한창민 의원은 11월 27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외국인 이주아동의 구금을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출입국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과 공동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한창민 의원은 우리나라를 찾은 이주아동에게 세상의 모든 아동이 누려야 할 신체의 자유, 가족과 함께 생활할 권리. 안정적인 환경에서 양육을 받을 권리를 제공하는 것은 국가의 당연한 역할이자 의무"라고 개정안 발의 취지를 밝혔다

한창민 의원에게 법무부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에서 2025년 5월 말 까지 5년 반 동안 886명의 외국인 아동이 시설에 구금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에는 18세 아동을 631일 동안, 1세 영아를 141일 동안 구금한 사례도 있었다. 이에 대해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는 2019년과 2024년에 출입국관리법을 개정 하여 이주아동구금을 중단하라고 권고했다. 우리나라 국가인권위원회도 2024년 에 "시설환경이 교정시설보다 열악하다"고 지적하면서 이주아동에 대한 구금 중단을 권고했다


▲사회민주당 한창민 의원 외국인 이주아동의 구금을 금지발의 기자회견(사진출처=불탑뉴스)

이번 개정안은 아동인권 국제규범인 아동의 권리에 관한 협약 에서 이주이 동 관련 규정인 스아동 최상의 이익에 대한 최우선적 고려(제3조) 스아동의 가족 결합권 보장(제9조), 스 위법적.자의적 아동 구금 금지(제37조)을 반영하여 우리 출입국관리법을 국제기준에 맞추고자 하였다. 이에 한창민 의원은 "이번 개정안 으로 우리나라가 경제 선진국과 문화 선진국을 넘어, 인권 선진국으로 한 걸음 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발의한 법안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선 이주아동에 대한 구금 금 지 원칙을 명문화하여 신체의 자유를 보장한다. 개정안에 따르면 어떠한 이유로 든 18세 미만의 외국인 아동을 외국인 보호시설에 수용하는 것이 금지된다. 아동을 보호하고 있는 부모가 시설 구금 대상이 된 경우. 주거의 제한이나 정기적인 보고 등의 제약 조건과 함께 구금을 일시 해제하도록 한다. 이는 외국인 아동 이 안정적인 양육.교육을 받고 권리를 영위하기 위해서는 보호자의 도움이 필수 적이기 때문이다. 보호자를 동반하지 않은 아동의 경우 본인의 의사에 따라 아동 복지 제도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다음으로 외국인 아동과 그 부모에 대해서는 출국권고와 출국명령 절차를 의무화한다. 현행법은 외국인이 출국권고를 받은 지 5일 이내에 출국하도록 규정 하고 있다. 그러나 출국 기한이 너무 짧아 실제 현장에서는 자진 출국 의사가 있어도 기한을 지키지 못해 강제퇴거 대상이 되고. 구금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빈번하다. 개정안은 아동과 부모에 대한 출국권고의 기한을 14일로 연장하고. 기한을 지키지 못했을 경우 출국명령을 거치도록 해 아동을 동반한 외국인 가족의 자진 출국 기회를 최대한 보장한다

외국인은 출입국행정의 당사자로서 이들의 의견진술권은 법무부 조치의 절치 적 정의를 구성하는 중대한 요소가 된다. 이들의 의견진술권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한국어가 서둘러 의사 표현에 어려움이 있는 경우 법무부가 통역을 제공해 도록 노력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사회민주당 한창민 의원 외국인 이주아동의 구금을 금지발의 기자회견중 이집트 청소년 아흐메드의 편지 대독
(사진출처=불탑뉴스)

이날 기자회견장에서는 17세 이집트 청소년 아흐메드의 편지가 대독되었다. 아흐메드는 난민 신청 목적으로 한국에 왔다가 한 달 가까이 화성외국인보호소에 구금된 바 있었다. 그는 구금 생활에 대해 "저는 식사를 거의 할 수 없었고 학교를 다니거나, 공부를 할 수도 없었다. 다른 사람들과 거의 말을 하지 않고 혼자 무기력하게 지냈다. 정신적으로도 힘들었다"고 회상하면서 "한국에 있는 다 른 외국인 아동은 저와 같은 경험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기대하면서 이번 가 정안이 통과되기를 소망했다

회견에 참석한 대한변호사협회 난민이주외국인특별위원회의 이종찬 위원도 "더 이상 이주아동 구금 사건을 뉴스에서도. 사건 기록에서도, 정보공개 회신 통 계에서도, 현장에서도, 그 어디에서도 보고 싶지 않다"고 기대하면서 "여야를 막 논하고 오직 '아동의 최선 이익'만을 생각하여 이 법안을 신속히 통과시켜 주시 기를 간곡히 호소한다"고 말했다


▲사회민주당 한창민 의원 외국인 이주아동의 구금을 금지발의 기자회견중 대한변호사협회 이종찬 위원 발언
(사진출처=불탑뉴스)

회견장에서 공익법단체 두루의 이상현 변호사도 "단순히 법 조항 하나를 바꾸 는 일이 아니다. 아동은 철창이 아닌 가정에 있어야 하며, 가족과 함께할 권리는 그 무엇보다 우선한다는 '천부인권'을 우리 사회가 재확인하는 중요한 순간이다

이라고 개정안의 의미를 강조하였다

한창민.서영교 의원의 '이주아동 구금금지법'은 이주민 인권 단체들과 오랜 논의 끝에 완성되었다. 지난 3월 출입국관리법 개정안이 통과된 직후부터 이주구금대응네트워크에 소속된 대표적인 단체인 '공익법단체 두루'. '세이브더칠드런 등과 이주아동구금금지를 목표로 출입국관리법J 개정 작업에 착수했다. 2025년 8월에는 난민인권네트워크 소속 단체들과도 간담회를 개최하고 의견을 수림하였다.

개정안 공동발의에는 더불어민주당 김남근:김문수•민병덕∙박지원•박홍배∙박희승∙백승아•이성윤∙임미애∙임오경∙조계원•한정애 의원. 조국혁신당 황운하 의원. 진 보당 윤종오∙전종덕정혜경 의원. 무소속 김종민∙최혁진 의원이 동참했다

▲사회민주당 한창민 의원 외국인 이주아동의 구금을 금지발의 기자회견(사진출처=불탑뉴스)

사회민주당 한창민 대표 발언문
 

저 사회민주당 한창민과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님은 오늘 시민사회와 함께 '이주아동 구금금지 법'을 발의한다

최근 5년 반 동안 886명의 외국인 아동이 교도소나 다름없는 시설에 수용되었다.

열여덟 살짜리가 631일 동안, 심지어 한 살 된 영아가 141일 동안 시설에서 생활한 사례도 있다.

법무부는 '보호'라고 부르지만 실제로는 '구금'인 것이다.

국제사회 선진국으로 인정받고 있는 한국에서 이런 일들이 버젓이 일어나고 있다.

그동안 유엔인권위원회 등의 국제 인권 기구와 우리 국가인권위원회는 이주아 동에 대한 구금을 중단하라고 정부에 여러 차례 촉구했다.

하지만 법무부는 어떠한 개선 의지도 보이지 않으며 강제 구금이라는 인권침해적인 방법에만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도리어 구금할 사유가 없는 아동들마저 부모가 구금되면 함께 생활한다는 명목으로 시설에 들어가고 있는 판국입니다

아동 인권에 관한 국제사회의 기본적인 규범은 2024년 기준 한국을 포함해 196개국이 비준하고 있는 유엔 아동의 권리에 관한 협약이다.

협약의 내용 중 제3조 "아동의 최상의 이익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는 원칙. 제9조 "분리가 아동의 최상의 이익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결정하는 경우 외에는 아동이 부모로부터 분리되지 않도록 보장하여야 한다"는 원칙. 제37조 "위법적 또는 자 의적으로 자유를 박탈당하지 아니한다....구금은.... 오직 최후의 수단으로서 최단 기간 동안만 사용되어야 한다"는 세 가지 원칙을 이번 개정안에 담아냈었다

그럼 개정안의 주요내용을 말씀드리면 

첫째. 18세 미만 외국인 아동에 대한 구금을 금지한다.

그 부모가 구금된 경 우 주거지 제한이나 정기보고 등의 조건과 함께 구금을 일시해제할 수 있다

외국인 가족에게 과도한 경제적 부담이 되는 보증금 예치는 조건에서 제외했다.

둘째. 출입국관리법을 이주아동에 적용할 때 아동의 최상의 이익을 최우선 고려해야 한다는 원칙을 명기해야 한다.

여기서 최상의 이익에 가족결합권과 안정된 환경에서 양육받을 권리가 포함되는 것을 명시한다

셋째. 보호자가 없는 외국인아동은 현행 아동복지제도의 아동보호시설 입소 위탁가정양육. 전문가 상담 등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단 외국인 아동의 의견을 반드시 청취하고 외국인 아동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아동의 신체적 자 유를 손쉽게 박탈하는 지금까지의 관행에 종지부를 찍고. 안정적인 성장과 양육합경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넷째. 외국인 아동 혹은 그 부모가 강제퇴거 대상이 될 경우에는 먼저 자진출국을 권고하고 이를 미이행할 경우 출국명령을 내리도록 절차를 명확히 규정한다.

특히 출국권고 시의 출국 기한을 14일까지로 연장합니다.

현행법상 5일이라는 출국 기한은 너무나 비현실적이고, 현장에서는 오히려 권고와 명령을 따르지 않았다며 강제퇴거 결정이 내려지는 빌미로 작동해 왔습니다.

이에 따라 많은 외국인이 시설에 갇혀 강제퇴거를 기다리는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이번 개정안에 담긴 출국권고 및 출국명령 절차의 의무화와 기한 연장은 불필요한 외국인 구금을 줄이는 효과적인 방안이다.

다섯째, 의견진술 과정에서 한국어로 의사소통이 어려운 외국인에게 통역을 제공하도록 노력할 것을 명시한다.

한국어가 서툰 외국인도 절차적 정의의 핵심인 의견진술권을 온전히 누릴 수 있도록 한다

저희는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어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가 그동안 미뤄둔 일을 개시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우리나라를 찾아온 이주아동에게 세상의 모든 아동이 누려야 할 신체의 자유. 가족과 함께 생활할 권리.
안정적인 환경에서 양육을 받을 권리를 제공하는 것은 국가의 당연한 역할이자 의무이다.

이번 개정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시민사회 활동가 여러분들,
그리고 무엇보다 개정안의 취지에 적극 공감하시고 발의 작업에 큰 힘이 되어주신 서영교 의원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이번 개정안을 통해 우리나라가 경제 선진국과 문화 선진국을 넘어, 인권 선진국으로 한 걸음 나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하면서 기자회견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