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마라집은 제자 승조, 승략, 승막 등 800여명을 데리고 와
금강반야 10주, 법화, 유마, 사익, 능엄 등과 미륵삼부경,
칭찬제불공덕경, 십송율계본, 대지도론, 성실론 등 300여권을 번역

이렇게 오랜 세월 실크로드를 배경으로 한 인도, 안식, 강거, 쿠자, 우진불교가 번역되는 동안 경전을 쓰고, 번역하고, 윤문하고 교정하는 사람들이 수 없이 동참하여 인⋅중 불교를 빛나게 한 학자들이 적지 않으니 장차 이것이 중국 거사불교의 밑거름이 되고 법사불교의 시작이 된 것입니다.
가정을 거느리고 권속이 있어 비록 출가는 하지 못할망정 일생을 불경 속에서 살면서 강의 초청을 받아 전법하였기 때문에 중국의 초기불교는 이들의 영향을 받은 바 크다고 아니 할 수 없습니다.

제5강 후기 남북불교의 역경사

위와 같이 서역 여러 나라의 승려와 천축 여러 나라의 학자들에 의하여 번역된 불교는 중국 전역에 인연 따라 스며들었지만 중국 남북불교에 가장 큰 영향을 준 분은 역시 구마라집과 혜원스님입니다.

라집의 아버지 구마라는 천축인입니다. 일찍이 출가하여 쿠자국에 이르니 왕이 여동생과 결혼시켜 라집을 낳게 하였습니다. 어머니가 라집 7세에 출가하니 라집 또한 출가하여 날마다 천게를 외웠다고 합니다.
9세에 계빈국에 가서 반두달다를 만나 중아함, 장아함을 익히고 12세에 쿠자국에서 돌아오다가 사륵국에 이르러 아비담, 육족론, 증일아함을 역출하고 돌아와 수리야소마 스승에게 중⋅백 2론과 방광경을 얻어 대승불교의 공도리를 익히니 그 동안 익힌 소승적인 행위가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다시 중국은 몽골⋅선비족이 침입하여 각기 나라를 건설 5호16국을 이루었는데, 그 가운데서도 부견이 독립국을 이루어 전진(前秦)을 형성하였습니다.
건원 19년 요기장군 여광을 서역에 보내면서 “나라를 평정하면 구마라집을 모셔오라” 하였습니다. 그래서 모시고 오니 부견은 벌써 멸하고 없는지라 요장이 나라를 세워 후진 후량(後凉)이라 불렀습니다.
라집은 나라가 평정될 때까지 18년간을 양주에 머물다가 2대왕 요흥의 초청을 받아 장안에 들어오니 가히 국사의 예를 하였습니다. 라집은 제자 승조, 승략, 승막 등 800여명을 데리고 와 금강반야 10주, 법화, 유마, 사익, 능엄 등과 미륵삼부경, 칭찬제불공덕경, 십송율계본, 대지도론, 성실론 등 300여권을 번역하였습니다.

라집의 학문은 인도의 마명, 용수, 제바의 공사상을 배격하고 있기 때문에 대품반야를 해석한 대지도론과 10주비바사, 성실론, 대장엄론 등 대승불교의 학설이 많이 번역되었습니다. 특히 그 가운데서도 중국불교에 영향을 크게 미친 것은 묘법연화경 7권이었습니다. 따라서 라집이 장안에 들어와 소요원에 역경원을 차리고 대업을 이루자 그 역자는 자그만치 3000명이 넘었다고 합니다.
 
라집을 이어 불다발타라가 화엄경을 번역하고 담무참이 대반열반경을 번역하였습니다. 송 문제때 혜임, 혜안이 처사 사령운과 연구하여 법현, 각현과 공역한 것이 대반야열반경입니다.

반야는 허망을 제거하고, 법화는 끝까지 1승을 밝히고, 열반은 법신을 들어 내 보인 것이기 때문에 각기 한 종파를 이루게 되었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