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불성명상(Buddhatā Bhāvanā)-생각

나를 무명으로 이끈 혼탁한 생각들을
비우고 내려놓으면서 미혹함 걷어내
본래 청정한 불성이 드러나도록 정진을

금강경에서는 일체의 모든 상(相)으로부터 벗어나라 하신다. 왜냐하면 이것은 진실이 아니어서 영원할 수 없고 머물다가 허물어지고 사라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범부는 일으킨 생각이 변치 않는 것이라고 믿고 주장하고 따르기 때문에 윤회의 고리를 벗어나지 못한다.그렇다면 상(相)이란 무엇을 말하는가  예컨대 다수의 사람들이 커다란 나무를 보면서 각자가 느낀 생각 중에서 독자적인 견해를 주장하면 이것을 주관적이라 하고, 하나의 주장에 다수의 동조자가 같은 견해를 일으켜 주장하면 이것을 객관적이라고 한다. 그래서 많은 국가들이 객관성을 우위에 두고 다수결의 법칙을 채택하여 나라의 옳고 그름을 결정하고 있다.

그러나 붓다는 “주관도 객관도 떠나라”고 말씀하신다. 왜냐하면 ‘하나를 옳다거나 틀리다고 다수가 주장하여 객관성이 있다.’라고 판단하여도, 결국 그 결과를 만들어 낸 객관이라고 하는 것도 많은 주관적인 생각들이 모여서 이루어진 것이기에 옳은 것이 아니라고 하는 것이다. 즉 상(相)은 생각이고 생각은 하나이건 다수이건 진실이 아니기에 때문에 떠나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붓다선을 명상하는 자라면, 변하지 않는 불성인 마음과, 시시각각 일어남과 사라짐이 요동치는 상(相)인 생각을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

붓다는 등각경 불성품 6절에서 “‥‥‥생각은 곧 중생이요 번뇌이니 이슬 같고 꿈과 같고 그림자 같아서 순식간에 나타나고 사라지며 허망하고 전도된 망상을 수없이 만들어 내나니. 이것은 반드시 비우고 닦고 벗어나야 하는 것이니라.”라고 말씀하신다. 또한 붓다는 등각경 불성품 7절. 8절에서 “‥‥‥뭇 삶의 모든 것은 생각에 달려 있나니 마치 수레바퀴가 소 발자국을 따라가듯 나쁜 생각으로 말하고 행동하면 괴로움이 생겨나고 좋은 생각으로 말하고 행동하면 즐거움이 생겨나는 것도 이와 같은 이치 때문이니라.” “생각 따라 미움도 생겨나고 원망도 생겨나며 생각에 따라 기쁨도 생겨나고 즐거움도 생겨나나니 생각을 잘 다스려야 하느니라.”라며 생각에 따라 업의 모양이 변화될 수 있음을 말씀하고 계시다. 

더욱이 붓다는 등각경 불성품 9절에서 “‥‥‥생각이란 볼 수도 없고 아주 미묘하여 끊임없이 변하고 흔들림이 빨라서 내키는 곳 어디에든 자리하니 한 곳으로 지키기가 매우 어려운 것이니라.”라며 생각을 조절하고 다스림에 어려움이 있음을 말씀하고 계시다.그러므로 이번 ‘붓다선 불성명상’에서는 붓다의 가르침처럼 ‘내 안에 존재하는 불성이란 마음이며, 그 불성을 찾지 못하도록 미혹에 빠트리는 것은 번뇌 망상을 일으키는 생각’임을 명료하게 인식하여야 하고, 나를 무명으로 이끈 혼탁한 생각들을 하나하나 비우고 내려놓으면서 미혹함을 걷어내어, 본래로 청정한 불성이 드러나도록 정진하여야 한다. 이렇게 하는 것이 마치 구름에 가려진 달을 찾기 위한 것과 같고, 일체의 어둠을 걷어내는 태양의 떠오름과 같음을 기억하고 그 실천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다음 호에 계속)

수완나(견불선원 선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