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한 도는 어렵지 않다.
오직 간택함을 꺼릴 뿐이다. 미워하고 사랑하는
것만 없으면 툭 터져 분명하게 된다”

2조 혜가스님은 북제 천보 3년(550) 3조 승찬에게 법을 전하고 하남성 업도에 가서 34년간 설법하다가 북주 파불(574~578)을 만나 환공산에 은둔했다가 수 개화 13년 계축 3월 16일에 107세로 입적하니 정종이 보각대사 대조선사라 시호하였습니다.
<고승전‧능가사자기‧석씨개고락‧전등록>

3조 승찬( ∽606) 대사는 수(隋)나라 때 사람입니다. 어려서부터 중병에 걸려있는데, 2조 혜가스님을 만나 공불가득(空不可得)의 이치를 깨닫고 출가, 혜가의 법을 받고는 서주(안위성) 사공산에 은거, 북주 무제의 파불(574)때는 환공산에서 10년을 지냈습니다.
이어 나부산에 들어가 큰 재(齋)를 열고 심요를 설한 뒤 수 대업 2년(606년)에 입적하였는데, 개향 12년(592) 도신을 제자로 맞아 두타정진을 하면서 도신스님에게 선법을 전했습니다. 당 헌종이 감지(鑑智⋅鏡智)라 시호하였는데, 독고급이 쓴 비문이 서주에 남아 있습니다.
스님이 남긴 <신심명(信心銘)>은 불후의 명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극한 도는 어렵지 않다. 오직 간택함을 꺼릴 뿐이다. 미워하고 사랑하는 것만 없으면 툭 터져 분명하게 된다.”

사람들은 불교를 어렵게 생각하고 있는데, 실은 그렇지 않다, 애증 간택이 문제라는 말입니다.
“털끝만큼이라도 틈이 생기면 하늘과 땅과 같이 벌어진다. 도가 앞에 나타나길 바라거든 순역을 따르지 말라. 위순상쟁이 마음의 병이니 깊은 뜻은 알지 못하면서 공연히 생각만 가라 앉히려 하지 말라.”

문제는 순역 다툼입니다.

우리 마음은 둥글기가 큰 허공과 같아서 모자람도 없고 남음도 없는데 괜히 취하고 버려 그와 같이 되지 못하고 있구나.
그러니 세간의 인연도 따르지 말고 출세간의 법에도 머물지 말라. 한 마음을 평등하게 쓰면 저절로 잦아들 것이다. 
법성은 원융하여 두 모습이 아니다. 그러기 때문에 세간 출세간의 법에도 머물지 말고 오직 하나를 지키라.
움직임을 그치면 그침이 다시 움직인다. 다만 양변에 머물지 말라. 
한 가지에 통하지 못하면 양쪽 다 공덕을 잃을 것이니 유에도 빠지지 말고 공에도 머무르지 말라.
사람들은 번뇌를 쉬고 진여를 취하려 하는데 번뇌가 번뇌인 줄 알면 그 무엇에 끄달릴 것 있겠는가.

말이 많고 생각이 많으면 더욱더 상응치 못한다.  말이 끊어지고 생각이 끊어지면 통하지 않는 곳이 없다. 근본으로 돌아가면 뜻을 얻고 빛을 따라가 종취를 잃는다.  잠깐사이에 돌이켜 비춰보면 앞의 공보다 훨씬 뛰어날 것이다.

문제는 말과 생각
말을 여의고 생각이 끊어지면 저절로 드러난다.
앞의 공도 망견이고 뒤의 참도 망상이다. 두 견해에 머물지 말고 좇아 가지 말아라.  잠깐이라도 시비를 일으키면 어지러이 본 마음을 잃게 된다.

활안 스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