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에서 외치요법의 대표적 피부연고로는 자운고가 있다. 자운고는 매우 광범위하게 사용될 수 있기에, 많은 사람들이 한번씩은 이름을 들어보았을 듯하다.

자운고는 명나라 때의 유명한 의사가 지은 <외과정종>이라는 책에 출전된 윤기고에서 유래하였으며, 자운고의 주성분은 자초(紫草)이다. 동의보감에서는 자초는 성질이 차고 맛이 쓰며 독이 없다고 하였으며, 히스타민 분비 억제를 통한 알레르기 반응 조절 및 표피의 세라마이드 함량 증가 등의 보습 효능도 갖추고 있다고 보고된 바 있다.

당귀(當歸), 자초(紫草)와 향유(香薷), 황랍(黃蠟)으로 만들어졌던 윤기고에서 일본 에도시대 외과의사 하나오카 세이슈(華岡)가 향유를 빼고, 호마유와 돈지를 추가하여 자운고를 탄생시켰으며, 현재 국내에서는 청열해독 및 활혈작용을 통한 염증성 피부질환과 색소침착 개선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당귀와 자초룰 기본으로 하여, 대부분의 한방의료기관에서 피부에 좋은 약재를 비롯하여 이들 약물들의 피부 흡수를 도우면서 보습 및 상처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밀납, 호호바오일 등의 다양한 부재료들을 첨가하여 활용하고 있다.

일종의 한방 천연 멀티밤이라고 생각될 수 있는 자운고는 임상에서 아토피를 비롯한 각종 피부염, 가벼운 화상을 비롯하여 간지러운 부위, 땀띠, 벌레 물린 곳, 여드름 등의 다양한 피부 질환에 광범위하게 사용될 수 있으며, 비염, 항문질환 등의 질환 등에도 응용가능하다.

스테로이드 성분 없이 천연재료로 만들어지기에, 아이들에게 마음 놓고 사용가능하다. 또한 백세시대에 있어서 70세 이상 노인의 약 50% 이상에서 발생한다고 알려진 노인성 가려움증에도 활용가능하다.

따라서 본인의 증상 및 사용목적에 맞게 한방의료기관에서 상담 후 자운고를 처방받아 올바르게 사용하는 것이 좋다. 자운고는 대개 국소적으로 환부에 1일 1회에서 수회 증상에 따라 도포하면 되는데, 중증 또는 광범위의 외상환자, 화농이 심하고 고열이 있는 환자, 환부에 습윤이나 짓무름이 심한 환자인 경우는 사용에 있어서 주의를 요한다. 천연성분 연고제이기 때문에, 공기, 습기 , 일직사광선 등에 유의하여 불투명한 밀폐용기에 보관하게 되며, 개봉 후 냉장보관하는 것이 좋다. 여름이 다가오는데 날벌레나 모기등에 물렸을 때 가정에 상비약으로 두면 좋을 듯 하다.

황 지 혜
가천대 침구의학과 교수